디지털자산 법인 계좌 오픈 목전, 업비트 비즈 출범해 대비
"법인들, 가상자산 투자 기대 심리·관심도 생각보다 높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화폐는 진화하고 있다. 물물교환에서 금속 화폐로, 다시 지폐로 변화하며 수천 년의 역사를 거쳤다. 최근 오랜 지폐의 역사를 대체할 대체제로 거론되는 재화가 바로 디지털 자산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엑스알피) 등은 이제 자본시장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비제도권'이라고 여겨졌던 디지털 화폐는 글로벌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영향력이 더욱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이제는 개인을 넘어 법인에서도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는 시대가 됐다. 법인에서 디지털 자산 전용 계좌를 개설해 투자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글로벌에선 이미 제도가 완비돼 법인도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아직 거북이걸음이다. 현재 가상자산 법인 계좌 개설은 '단계적 허용' 단계에 있다. 금융위원회는 총 3단계에 걸쳐 법인 디지털 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을 설정했는데, 아직 1단계만 허용됐다.
공공기관이나 법 집행기관, 비영리법인, 가상자산 사업자만 법인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가 가능하다. 2단계는 상장사나 전문 투자법인의 시장 참여다. 현재 가이드라인을 구성하는 중이다.
3단계는 일반 영리 법인이 참여하는 방안인데, 2단계 입법이 완료된 이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내 디지털 자산 거래소도 분주하다. 아직 법인 계좌 개설이 1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2단계와 3단계 시장의 개화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1위인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도 법인영업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손혁진 법인TF 총괄이 해당 조직을 진두지휘한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디지털 자산의 시장 지위는 상승했다"며 "이와 동시에 마이크로스트레티지,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의 디지털 화폐 투자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투자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진=두나무
◇디지털 자산 이해도 높인다…교육 프로그램 강화
과거 두나무의 자회사인 퓨쳐위즈에서 증권플러스, 스탁론 사업을 진행하던 그는 코스콤을 거쳐 2021년 두나무 울타리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두나무에 재합류해 VIP 관련 정책 마련, 솔루션 제공 업무를 맡다 지난해부터 법인 계좌 개설을 대비한 사업의 리더를 맡고 있다. 법인 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온보딩 업무, 업비트와의 사업 제휴를 위한 업무 등을 담당한다.
지난해 손 총괄은 '업비트 비즈' 출범을 주도했다. 기업 전용 디지털자산 서비스다. 콜드월렛 기반의 디지털자산 보관과 매매·보관·운용을 통합한 '올인원' 서비스로 기업 고객이 디지털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운용·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지난해 말 업비트 비즈 출범과 맞물려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법인들의 기대 심리와 관심도가 생각보다 높았다"며 "세미나 이후 재무적 투자로 가상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고 얘기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법인들의 관심은 높지만, 이해도는 높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손 총괄은 "업비트 가입을 어떻게 하는지부터 법인 계좌가 언제부터 열리는 지 등의 답변 불가능한 영역까지 문의가 다양하다"며 "법인 담당자들도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두나무가 업클래스라는 디지털금융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손 총괄은 "업클래스는 개인 투자자 대상의 디지털금융 교육 프로그램이었다"며 "법인이 요청할 경우 디지털 자산의 개념부터 온보딩에 대한 방법론까지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디지털 자산과 이를 거래하는 업비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잠재적 고객인 법인과의 접점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교육 과정에서 업비트의 강점을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영업 '드라이브'…유동성·시스템 인프라 강점
두나무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문 투자법인, 상장법인의 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 국내 법인 대상 영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2023년부터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상장 법인은 내역을 공시하는 만큼, 공시된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에 나선다.
손 총괄은 "공시 법인들은 가상자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세무 가이드라인 등에 대해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비트가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만큼, 법인 고객에게 다양한 이점을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업비트의 가장 큰 이점은 유동성"이라며 "디지털 자산은 원하는 가격에 잘 팔거나 사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업비트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점에서 이점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이상 운영한 업비트는 엄청난 트래픽을 감당해 왔다"며 "초당 2만건 이상 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시스템 인프라가 안정적이라는 강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거래소와 비교했을 때도 규제 친화적이라는 게 손 총괄의 설명이다. 업비트가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부 정책에 보폭을 맞춰 온 만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국제 기준에 맞출 수 있는 조건들을 갖췄다는 이야기다.
손 총괄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법인 계좌가 오픈된다면 그에 걸맞은 좋은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법인 계좌가 열리는 물꼬만 트이면 바이낸스, 코인베이스보다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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