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무보 정기 감사결과…"16건 위법부당 확인"
[촬영 안 철 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와 수출입은행(수은)이 초국적 기업의 선박금융 대출 과정에서 담보 유지 등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해 총 5천900만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3일 무보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
감사원은 올해 5월 무보의 주요 사업을 중장기보험, 단기무역보험, 수출신용보증 분야 등으로 나눠 사업 관리 효율성을 살피는 한편, 조직·인사·재무 등 내부 복무 관리의 적정성을 점검했다.
그 결과 사업 관리 분야에서 주의·통보 10건, 복무 관리 분야에서 징계 2건, 주의·통보 4건 등 총 16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해 조치했다.
감사원은 지난 2013년 무보와 수은이 미국 석유시추회사가 대금 조달을 위해 일으킨 대출의 핵심담보를 충분한 검토없이 해제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해 2023년 각 2천400만달러, 3천500만달러 가량의 손실을 확정한 데 대해 두 기관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에 따르면 미국 석유시추회사인 A사는 B사와 심해용 시추선 3척의 건조·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 조달을 위해 2013년 수은 대출 3억4천만달러, 무보가 보증한 상업은행 대출 3억4천만달러 등 총 14억5천만달러의 선박금융 대출을 실행했다.
선박금융은 대출금으로 선박 인수 후 용선료(선박 임대료)로 원리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대출 실행 전 적정한 금액, 기간을 조건으로 용선계약을 체결하고 대출 만기까지 해당 선박의 소유권·용선료 담보를 유지하는 게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다.
이에 대주단은 선박금융 약정 당시 선박 3척에 각각 2년 이상, 하루당 용선료 50만달러 이상의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해야 대출금(선박당 1억1천만달러)을 인출할 수 있도록 인출선행조건을 부가했다.
또 시추선 3척의 소유권과 용선료를 대출 만기까지 상호 공동담보로 설정했다.
그러나 2013년 시추선 3척(가·나·다) 가운데 '다'선의 장기용선계약 체결이 지연되자 A사는 6개월 단기용선계약과 장기계약의향서를 제시하며 대주단에 대출금 1억1천만달러를 요청했다.
무보와 수은은 인출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구속력 없는 의향서와 A사의 지급보증만을 믿고 이를 승인했고 이후 장기계약은 불발됐다.
또 A사가 2014년 6월 대출금 조기상환을 조건으로 '다'선과 같이 묶인 '가' 선박의 소유권 공동담보 해제를 요청하자 무보와 수은은 '다'선의 적정한 용선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핵심 담보가 확보되지 않았는데도 A사의 지급보증을 믿고 이를 승인했다.
이후 A사가 2014년부터 유가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다'선의 대출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고 '가'선 용선수입도 담보 해제로 끊기면서 무보·수은에 보증·대출 사고가 발생했다.
무보와 수은은 적절한 담보없이 A사의 요청을 모두 승인해줬다가 A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다'선의 대출 원리금을 미처 회수하지 못하고 결국 2023년 총 5천900만달러 상당의 손실을 확정했다.
한편 A사는 2017년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구조조정을 거쳐 51억달러 채무감면 및 출자전환에 성공하며 2022년부터 경영 수지가 흑자전환됐다.
감사원은 "국제업황 변동 등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실 위험을 가중시키는 중요 계약변경 등을 충분한 검토 없이 승인하는 일이 없도록 무보·수은 사장에게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감사원은 무보에서 수출신용보증 제한사유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임금체불 기업, 4대보험료 체납기업 등에 보증을 제공해 105억원 상당의 보증 사고가 발생한 점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무보 사장에게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상습 임금 체불 기업을 정확히 확인할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또 유사한 신용보증 업무를 수행하는 신용보증기금(신보)·기술보증기금(기보)과 보증 및 사고내역 등 기업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1천4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은 것을 확인하고 신·기보와 기업정보를 공유하도록 통보했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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