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국제 은 가격이 사흘 만에 30% 넘게 폭락하자 사상 최고가 랠리에 뛰어들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며 '죽음의 덫(Death trap)'에 갇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은값의 움직임이 코로나19 당시의 '밈 주식' 광풍과 흡사하다고 진단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온스당 120달러를 넘었던 은 가격이 3일 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금값 역시 16% 하락하는 등 금과 은 가격이 동반 폭락했다.
니키 쉴즈 MKS 팜프(제련업체) 애널리스트는 "1월은 은이 마치 밈 주식처럼 거래된 달로 기억될 것"이라며 "사람들로부터 '너 이제 카지노에서 일하냐'는 연락을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레이더들은 최근 몇 달간 은 가격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 투자를 꼽았다.
반다 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달에만 은 상장지수펀드(ETF)에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의 기록적인 자금을 쏟아부었고 결국 이번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스톤X의 애널리스트 로나 오코넬은 "은은 언제나 죽음의 덫"이라며 "지난 몇 주간 정말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이번 폭락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지적했다.
은과 금을 추종하는 ETF들은 지난주 시장 정점 이후 약 1천500억 달러의 가치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 뛰어들었던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은값 대폭락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주 은값이 최고점일 때 은가격 변동의 2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실버 2X(AGQ)에 투자했던 한 레딧 사용자는 주말까지 2만5천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그는 레딧에 "오늘 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세후 연봉 1년 치를 날렸다"고 썼다.
은 파생상품을 거래하던 또 다른 레딧 사용자는 은이 하루 만에 27%라는 기록적인 폭락을 기록한 지난달 30일 "천문학적인 돈을 잃었다"고 말했다.
JP모건의 글로벌 데이터 자산 및 알파 그룹 책임자인 엘로이즈 굴더는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의 소셜 미디어 내 은 언급량이 5년 평균의 20배에 달했다"고 밝힐 정도로 시장은 과열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은의 과도한 움직임은 올해 유입된 엄청난 규모의 핫머니를 감당할 준비가 안 된 비교적 좁은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서둘러 강세 베팅을 청산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CRU의 키릴 키릴렌코 애널리스트는 "은이 '스테로이드 맞은 금'이라고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느 방향으로든 과도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은은 금보다 훨씬 작은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급락을 일시적 조정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투자 채팅방의 가장 충성스러운 은 지지자들에게도 최근의 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
한 레딧 사용자는 지난주 폭락장세에서도 "계속 쌓아가라"고 말했다.
이번 주 하락 폭이 깊어진 후에도 또 다른 게시자는 여전히 강세론을 유지하며 "이것은 역사상 가장 명백한 장기 매수 신호다"라고 썼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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