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폭등장을 연출한 가운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기현상이 발생했다.
유동성이 가장 풍부해 '시장 그 자체'로 불리는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순간적으로 호가 공백이 발생하며 체결가가 널뛰는 이른바 '딜 미스'가 목격된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31분 34초. 코스피200 선물 2026년 3월물 가격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780.85포인트(전일 대비 +8.06%) 안팎에서 등락하던 선물 가격은 찰나의 순간에 817.25포인트까지 수직 상승했다.
등락률로 따지면 8%대였던 상승 폭이 눈 깜짝할 새 13.10%의 폭등세로 돌변한 것이다. 이 가격대에서 체결이 이뤄진 직후 시세는 곧바로 780.90포인트로 회귀했다.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지수 선물이 5%포인트 가까이 위아래로 요동친 셈이다.
통상 거래량이 적은 개별 주식 선물이나 야간 시장, 넥스트레이드 등에서는 간혹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한국 자본시장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하고 호가가 촘촘한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코스피200 지수선물 틱차트
현물 시장에서는 '대장주' 삼성전자가 코스피의 역사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이날 11.37% 폭등하며 16만 7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8년 10월 30일(13.05%) 이후 약 17년 4개월 만에 기록한 최대 상승률이다.
무거운 몸집 탓에 지수 방어주 성격이 짙던 삼성전자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자 시가총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전일 890조 원대였던 시총은 하루 만에 약 99조 원이 늘어나며 990조 원대를 회복했다. 하루 동안 불어난 시총 규모만 해도 코스피 상위 대형주 한 곳의 전체 기업가치와 맞먹는 수준이다.
투자 심리의 급격한 반전도 기록적이었다.
전일 외국인의 대량 매도에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공포에 떨었던 증시는, 불과 하루만에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시키며 환호했다. 어제는 팔지 못해 안달이었던 시장이 오늘은 사지 못해 안달 난 시장으로 돌변한 셈이다. 이틀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시장의 변동성이 그만큼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대급 변동성 장세 뒤에는 막대한 유동성이 버티고 있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11조 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하루 만에 5조 원이 급증한 수치다.
통상 주가가 급락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어 자금이 이탈하기 마련이지만, 전일 급락장에서는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 증시 주변으로 현금을 대거 이동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풍부한 유동성은 이날 증권주 폭등으로도 이어졌다. 거래대금 폭증 수혜 기대감에 미래에셋증권이 상한가에 육박하는 24.72% 급등했고, 한화투자증권(+12.73%), 신영증권(+11.24%)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유동성 파티를 즐겼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만한 강세장은 처음 본다"며 "메모리 슈퍼 사이클과 개인 투자자들의 머니 무브, 정부 정책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부 이규선 기자)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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