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예고로 개인 투자자 자금이 코스닥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리면서, 수급이 주도하는 코스닥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선별보단 묶음 매수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ETF 장세'가 펼쳐지면서, 운용업계에서는 기업 체력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하는 코스닥에 대한 경계심을 놓지 못하고 있다.
4일 연합인포맥스 ETP 투자자별 매매상위 종목(화면번호 7130)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코스닥150 추종 ETF를 5조5천억원 넘게 사들이고 있다.
이 기간 코스닥 개별 종목을 11조6천억원가량 팔았던 것과는 상반된다.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개별 종목에 대한 자신감을 내려놓고 ETF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그 결과 코스닥 종목들은 업종과 실적을 가리지 않고 나란히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는 지난달 23일부터 전일까지 61.71% 급등했다. 코스닥 상위 10위인 알테오젠(8.92%), 에코프로비엠(27.03%), 레인보우로보틱스(50.90%), 삼천당제약(67.14%), 에이비엘바이오(12.19%), HLB(5.45%), 리노공업(47.03%), 리가켐바이오(30.94%), 펩트론(21.09%) 등도 코스닥으로의 수급 쏠림 효과를 누리고 있다.
문제는 적자 기업이나 본업에서의 부진이 우려되는 기업까지 기대감을 품은 수급에 힘입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한 코스닥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2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적자 회사지만, 지난달 23일부터 전일까지 15% 넘게 오르고 있다.
주가가 30% 가까이 오른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해 인도네시아 투자이익, 재고자산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으로 흑자 전환했으나, 본업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본업에서 성장 모멘텀이 약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증권가에서는 목표가를 하향하고 투자의견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1만원에서 19만원으로 하향했고, 삼성증권이 현재 주가보다 낮은 13만원으로 낮췄다.
코스닥150이 아닌 코스닥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적자 기업은 더 늘어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사 10곳 중 4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5개사 늘었다.
연기금 업계 한 관계자는 "선별해서 좋은 기업은 오르고 퇴출돼야 할 기업은 빠져야 하는데, 지수 추종 ETF로 접근하면 기업 체력과 관계 없이 일괄적으로 주가가 오르게 된다"며 "기대보다 조금만이라도 못한 뉴스가 나오면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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