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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슈퍼사이클] 1년 만에 가격 20배↑…삼성·SK 실적 견인

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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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판매자 우위로 재편됐습니다. 공급사들이 유례없는 호실적 잔치를 벌이는 사이, 스마트폰과 PC 등 세트 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AI가 촉발한 이번 메모리 사이클은 과거와 다를 수 있을까요. 연합인포맥스는 기사를 통해 메모리 가격 급등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해 보려 합니다.]

최근 1년 DDR4 8Gb(1Gx8) 3200 현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D램익스체인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마치 뱀이 고개를 쳐든 것 같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가격 흐름을 나타낸 그래프의 모양새가 그렇다.

메모리는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대표적인 장치 산업이다. 인공지능(AI)이 가져온 산업의 구조적 변화로 제품 가격이 급등하자 영업 레버리지가 극대화됐다. 그 결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작년 4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4일 연합인포맥스 반도체 시세(화면번호 6536)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제품 DDR4 8Gb(1Gx8) 3200 현물가는 1년 사이 20배 넘게 올랐다. 아무리 메모리 가격이 시황에 따라 크게 오르내린다고 해도 놀라운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시장이 역사적 고점을 갱신해 '하이퍼 불(hyper-bull)'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경쟁적으로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인 빅테크들이 다량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고성능 서버용 D램을 요구하면서 제조사들은 점점 더 많은 생산능력을 여기에 배정하고 있다. 이에 공급이 줄어든 범용 D램까지 가격이 급등하며 모든 D램 제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수급 불균형 해소에는 역부족이다. 팹(반도체 생산공장)을 짓고 장비를 들이는 데 수년이 걸리는 데다, 과거 여러 차례 사이클에서 교훈을 체득한 제조사들이 '질서 있는' 증설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D램 생산량이 작년 대비 24% 증가할 것이라면서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실제 수요를 충족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D램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BM의 수혜를 직접 입은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가격도 질 수 없다는 듯 오르고 있다. 그간 낸드 가격 상승 폭은 D램에 비해 비교적 완만했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낸드) 주문량이 생산능력을 크게 상회하고 있음에도 메모리 제조사들은 D램의 수익성을 더 낙관해 라인 일부를 D램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환은 낸드 생산능력 확대를 더욱 제한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AI 추론에 필요한 기업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가격이 1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53~5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4분기 가격 상승 폭(25~30%)의 두 배 수준이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연구원은 "4분기 보았던 레거시 D램 가격 폭등이 1분기 낸드에서 재현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DS부문(16조4천억원)과 SK하이닉스(19조2천억원)는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판가 상승이 경이로운 실적 급증으로 이어진 배경에는 영업 레버리지가 있다. 영업 레버리지란 기업의 총비용 가운데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매출액 변동보다 영업손익이 더 크게 변동하는 효과를 말한다.

메모리는 영업 레버리지가 큰 대표적 산업이다. 팹 하나를 세우려면 수십조원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작년에만 시설투자에 47조5천억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연간 영업이익(43조6천억원)을 웃돌았다.

영업 레버리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최근 수년간 실적이다. 메모리 사이클이 바닥을 쳤던 2023년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조9천억원 감소했지만, 영업손익은 14조5천억원 악화했다. 반대로 작년 매출액은 47%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은 101% 치솟았다.

채민숙·김연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의 증가분은 대부분 ASP(평균판매가격) 상승에 기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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