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광장이 지스타2025에 참가한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5.11.14 handbrother@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넥슨게임즈를 비롯해 크래프톤 등 국내 게임업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 주가가 지수 상승폭에 한참 못 미치는 정체 국면에 갇혀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5천 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활황을 맞이했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소외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K-게임 위기론이 불거졌다.
◇ 신작 IP 부진에 상승폭 제한…일부 기업은 지수 역행
4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110)에 따르면 크래프톤[259960]은 이날 오전 전일 대비 0.2% 내린 24만5천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5월 39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상반기를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해 내림세를 지속했다. 한때 50만원을 상회하던 목표주가 역시 일제히 30만원 초반대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배틀그라운드' 단일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신작 '눈물을 마시는 새'의 출시가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가에 하방 압력이 됐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의 매출 하향 평준화와 신작 'TL(쓰론 앤 리버티)'의 글로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21~22만원대를 횡보 중이다.
과거 100만원을 호가하며 '황제주' 반열에 올랐던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다. 증시 활황 속에서도 지수 벤치마크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넷마블은 부채 비율 감소와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 핵심 신작의 출시 지연 여파로 주가는 5만원대의 박스권에 갇혔다.
넥슨게임즈 역시 '퍼스트 디센던트' 이후 차기 대작의 부재로 인해 코스피 상승 랠리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게임이 부진한 원인을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성장 공식의 구조적 변화에서 찾고 있다.
과거 게임사를 지탱하던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수익 모델이 강력한 법적 규제와 이용자들의 집단적 반발에 부딪혔고, 지난해 시행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는 소위 '과금러'들의 이탈을 가속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4.4%에 달했던 게임 이용률은 지난해 50%대까지 급감하며 내수 시장 자체가 수축하고 있다.
이탈한 이용자 가운데 86.3%는 대체 여가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화, 숏폼 등 시청 중심 콘텐츠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앱 시장에서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AI 관련 서비스에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글로벌 확장에 한계가 있는 개발 모델과 중국 게임의 급성장도 국내 기업 가치 하락의 원인이다.
현재 글로벌 게임 시장의 주도권은 '라이브 서비스' 중심의 모바일에서 고퀄리티 'AAA급 콘솔/PC 게임'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국내 게임사들은 여전히 모바일 기반의 MMORPG에 매몰되어 서구권 시장 공략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원신'이나 '검은 신화: 오공' 등 중국 게임들이 글로벌 흥행을 입증하는 사이 K-게임은 '그래픽 좋은 과금 유도 게임'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체질 개선·IP 개발로 '위기 극복' 총력
국내 게임사들은 그간의 부진을 벗기 위해 올해를 기점으로 '체질 개선'을 선언한 상태다.
엔씨소프트는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을 통한 비용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아이온2'와 'LLL' 등 차세대 플래그십 신작의 성공 여부를 지켜보는 가운데 기존의 과금 방식을 탈피한 '배틀패스' 중심의 비즈니스모델(BM) 도입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크래프톤은 '다크 앤 다커 모바일'과 '인조이(inZOI)'를 통해 장르 다각화를 시도한다. 특히 '인조이'가 글로벌 시뮬레이션 시장에서 심즈(The Sims)의 대항마로 자리 잡느냐가 관건이다.
넷마블 역시 고금리 시절 차입했던 자금을 상환하며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게임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어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향후 기업가치와 성장성을 다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글로벌 흥행에 따른 매출 숫자가 시장에 호응을 얻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기록이라는 확실한 트리거가 필요하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활황의 주역은 AI와 반도체지만, 게임 산업 역시 AI 기술을 통한 개발비 절감과 콘텐츠 고도화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결국 안정적인 실적에 기반한 신작 모멘텀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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