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대비 발행 여력↑…삼성D 지분 매각 관측도
삼성SDI "상황에 맞는 자금조달 방안 활용하겠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삼성SDI[006400]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부 자금 조달을 예고했다.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돈만으로는 시설투자(CAPEX)를 충당할 수 없어서다.
이에 삼성SDI가 8년 만에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쟁사 대비 낮은 부채비율과 우량한 신용등급은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5일 삼성SDI에 따르면 김윤태 부사장은 지난 2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영업현금흐름만으로는 전체를 커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유 자산 활용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지난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3천776억원으로 시설투자로 지출한 3조3천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삼성SDI는 주주배정 유상증자(1조6천549억원)와 편광필름 사업 매각(1조1천825억원) 등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올해도 이런 그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작년보다는 상황이 낫다. 1년 내내 적자가 지속됐던 지난해와 달리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에 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설투자 규모도 작년보다 소폭 줄이겠다고 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SDI의 EBITDA가 많게는 1조원 중후반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올해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는 자금 수요가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수 있는 환경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8년 만에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SDI는 2018년 9월 3년물 3천700억원, 5년물 2천200억원 등 총 5천900억원의 공모채를 찍었고, 이후 만기 때 현금으로 상환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되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적자인 상황에서, 올해도 최소한의 캐펙스는 집행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자본까지 고려하면 회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의 다른 연구원도 "작년에는 유상증자를 했으니 올해는 회사채가 제일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 말 기준 삼성SDI의 부채비율은 79%로,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129%)과 SK온(3분기 말 201%)에 비해 낮다.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11월까지 삼성SDI에 업계 1위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우량한 신용등급 'AA(안정적)'를 부여했다.
아울러 시장에 비금융 삼성 계열사의 회사채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발행에 나설 경우 적잖은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작년 말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한 오재균 부사장이 그간 회사가 유지해 온 재무정책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출처: 삼성디스플레이]
시장 참여자들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등 관계사 지분 매각 여부에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E&A[028050]와 에스원[012750] 등 복수의 계열사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은 비상장사 삼성디스플레이 지분(15%)이다.
증권가에서 추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 가치는 약 10조원이다. 일부만 매각해도 막대한 현금이 회사에 유입될 수 있는 셈이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작년 유상증자 당시 언급했던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가정하면 순이익과 재무적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사 대비 상대적 우위를 점하는 반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금 조달 시 은행 차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고, 향후에도 상황에 맞는 방안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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