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우리나라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던 호주와 대만의 통화정책 행보가 최근 엇갈린 가운데 한국은행이 두 나라 중 어느 길을 따를지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주의 경우 2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추가 인상까지 시사한 반면 대만은 지난해 8%대의 가파른 성장에도 인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과 호주의 기준금리 움직임을 월간으로 분석한 결과 상관계수는 0.93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한국과 대만 기준금리의 상관계수도 0.91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상관계수는 -1부터 1까지의 수로, 1에 가까울수록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는 의미다.
연합인포맥스
◇ 호주, 물가 우려에 인상 사이클 돌입
호주 통화당국은 최근 강경 매파로 돌아서면서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3.60%에서 3.85%로 2년 만의 인상을 단행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호주의 경우 대외 요인에 힘입어 경제 성장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RBA는 올해 성장세가 잠재 성장률을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작년 말보다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RBA는 통화정책 성명문에서 글로벌 경제와 관련 "호주 주요 교역국들의 성장세와 무역이 상방으로 깜짝 효과를 냈다"고 명시했다.
다만 물가 측면에서 국내와 차이가 크다.
호주통계청(ABS)에 따르면 작년 12월 CPI는 전년동기 대비 3.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0.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시장 예상치(3.6%)도 웃돌았다. 2~3%인 RBA의 물가 목표 상단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셸 블록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통화 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호주 인플레이션이 다시 통제범위를 벗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력한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국내의 경우 1월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한은은 향후 2% 근방에서 움직일 것으로 관측했다.
외국계 기관의 한 채권 딜러는 "호주의 경우 국내에 비해 정부의 물가 관리가 타이트하지 않다"며 "공공요금 상승 등을 제약하는 국내의 경우 대만과 비교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RBA 등
◇ 대만, '8.6%' 성장에도 물가안정에 금리 동결
대만은 가파른 경제 성장세에도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경계감을 완화하고 있다.
경제 성장이 일부 반도체 기업에 집중된 데다 인플레이션이 안정됐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성장 속도를 보면 차이가 상당하다. 지난해 대만 경제의 실질 경제 성장률은 8.6%로, 1% 수준인 우리나라를 크게 웃돌았다.
우리나라도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지만 채권시장의 긍정적 전망도 2% 중반 수준을 넘어서지는 않는다.
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있다는 점도 대만과 우리나라가 비슷한 점이다.
대만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66% 수준으로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의 경우 지난 1월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대만보다는 높지만, 물가 목표에 안착해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국내의 경우 대만처럼 경제 성장세가 강하지 않다"며 "일부 시장 우려처럼 금리 인상이 이뤄지려면 2% 중반대 성장에다 물가상승률도 2% 중반까지는 올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국내 통화정책 기류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반도체 물량 부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등을 주시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 통화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어떻게 파급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 등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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