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은행만 고집하던 보수 고객 투자성 자산으로 이동 니즈"
개인은 기회로 보고 반도체 위주 순매수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이규선 기자 = 코스피가 5,000을 훌쩍 웃도는 가운데,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 속에서도 시중 자금이 은행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5일 코스피가 100포인트 이상 빠지는 급락장에서도 동학개미의 주식 '사자'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은행 이자로는 노후 답 없다"…스스로 찾아오는 투자자들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보수적인 은행 예금에서 투자형 상품으로 뚜렷하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한 달 사이 22조원 넘게 급감한 반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30조원을 넘어서며 뜨거운 투자 열기를 방증했다.
한 대형 증권사 PB는 "과거 은행 거래만 고집하던, 특히 연금 자산을 은행에만 묶어두었던 보수적인 고객들이 최근 투자성 자산으로 이동하려는 니즈가 강해졌다"면서 "최근 '은행에만 돈을 두는 것은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고객들이 먼저 투자를 결심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시장이 단기간에 급등해 진입 시점을 고민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라도 편승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그는 "시장이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는 고객보다는 더 늦기 전에 대안을 찾으려는 고객이 많다"며 "고객 성향에 따라 타깃인컴펀드(TIF)나 글로벌 자산 배분 상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합금융투자계좌(IMA)와 같이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한국투자증권은 IMA 3호 출시를 앞두고 자산가들의 대기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은 쏟아지는데…PB들은 "살 게 없다" 행복한 비명
다만 밀려드는 자금과 달리, 이를 운용해야 하는 일선 PB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한 달 만에 지수가 20% 넘게 오른 '속도 위반' 장세 탓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태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증권사 PB는 "너무 급하게 올라서 자신 있게 매수를 권하기 애매한, 정말 매매하기 어려운 장"이라며 "이번 달에는 지수가 5,000~5,300선 사이에서 안착하며 숨 고르기를 해줘야 밴드 하단에서 신규 종목을 담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폭발적으로 늘어난 예탁금도 당장 주식을 사는 돈이라기보다, 지수가 조정받을 때 진입하기 위해 대기하는 성격으로 본다"면서 "지수가 4,900선 아래로 훅 빠지면 심리가 꺾일 수 있지만, 5,000선 위에서 버텨준다면 조정 시 매수하려는 대기 수요는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시장을 바라보는 대응법도 과거 박스권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확신으로 오르면 파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면 더 모아간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날 코스피가 숨 고르기를 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홀로 2조 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ETF 시장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 등 반도체 관련 상품에 개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gepark@yna.co.kr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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