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은행채를 중심으로 한 크레디트 유통시장의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기점으로 연초효과가 빠르게 소멸한 데다 월말로 가면서 그나마 버텨주던 여전채까지 상당한 약세로 돌아서면서 크레디트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빡빡한 국고채 발행 일정과 계속되는 코스피 강세,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 지속 등이 시장 전망을 더 악화하게 했다.
국고채 금리가 일부 내리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에도 크레디트 시장으로는 전혀 온기가 퍼지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투자심리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망한다.
금리 인하 기대가 소멸함에 따라 1~2년 중심의 단기 구간 위주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날 민평기준 국고 2년 금리는 2.975%로 전일대비 1.8bp 하락했다.
그러나 동일만기 'AAA' 은행채 금리는 3.350%로 전일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AA+' 카드채는 3.523%로 오히려 0.4bp 올랐다.
'AA+' 회사채 금리는 3.520%로 0.2bp 높아졌다.
국고채 금리는 이번 주 들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일제히 신고점을 찍었고, 전날에는 국내증시 조정 속에 다소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그동안 국고채보다 금리 상승세가 가팔랐던 크레디트물의 경우는 숨 고를 틈도 없이 오버 팔자세가 이어졌다.
2년 만기 은행채와 국고채 스프레드는 37.5bp로 확대돼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채 스프레드는 54.8bp, 54.5bp까지 확대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크레디트 1~2년 구간이 전부 오버 2~4b 팔자가 나오고 있다"면서 "개인이 주식이 밀리면 '묻지마' 사자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거래일 코스피가 3.9%가량 밀렸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조원, 2조원 순매도를 보였다.
개인은 6조8천억원가량 사들이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는 모습이었다.
주간 단위로 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주 5조8천억원, 이번 주 7조4천억원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은 13조원 줄었고, 저축성 예금은 무려 46조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 고객 예탁금은 18조원이 증가했다.
이 딜러는 "은행 예금이 헐리고 있는데 정작 은행채 발행이 생각보다 안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결국 은행채 발행이 향후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심리로 유통물 약세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크레디트 시장의 타이트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증권사들이 연초에 받아놓은 크레디트 물량의 소화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인 데다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금리 인하를 선반영되며 축소 흐름을 보였는데 지금은 이게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정 부분의 스프레드 확대는 반영해야 할 재료"라며 "금리 인하 기대의 소멸이 스프레드에 반영되는 과정이 시작돼 당분간 보릿고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 이미 은행채를 중심으로 크레디트물이 상당한 약세를 보임에 따라 다소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연초 효과를 보고 들어온 증권사들의 크레디트 물량이 소화되고 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금리가 빠르게 오름에 따라 정리 매물들이 나오면서 약세가 진행된 요인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게 소화되면 일방적 약세에서 금리 레벨이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지금 레벨에서 숏을 보거나 북을 비우거나 할 상황은 아니"라면서 "유동성이 마르고 그런 건 아니어서 다들 지켜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고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데다 수급 상황이 부정적이어서 크레디트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다른 딜러는 지적했다.
다른 은행의 채권딜러는 "공사채 발행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지방선거 앞두고 지방채도 늘어날 예정이다. 첨단기금채 15조 발행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고채도 아직 투자심리가 회복 안 됐는데 크레디트까지 온기가 퍼지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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