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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이모저모] "늑대가 나타났다"…개미가 패닉에 빠진 사연은

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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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보고서에 아이온큐 폭락

숫자없는 스토리텔링 경계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 "거대 자본이 공매도로 냠냠하는 꼴을 이렇게 계속 지켜만 보나요. 폭락 속도에 진짜 어지럽네요."

6일 한국인이 사랑하는 테크기업 아이온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아이온큐는 미래 기술인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업체다. 한국인 과학자인 김정상 미국 듀크대학교 교수가 창업한 회사라는 이유 등으로 서학개미 사이에서 인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아이온큐 보관 금액(1월 30일 기준)은 32억4천만 달러(약 4조7천600억 원)다. 같은 날 시가총액(143억7천만달러)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인의 아이온큐 지분율은 22.55%에 달한다. 이 양자컴퓨팅 업체는 한국인이 아홉번째로 많이 보유한 미국 종목이기도 하다.

이토록 한국인이 애정하는 아이온큐의 주가가 최근 폭락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8.14% 빠진 데 이어 5일 13.89% 추락했다. 지난해 10월, 82.09달러 고점(종가 기준)을 기록한 뒤 폭락한 주가가 한동안 45~55달러 선에서 등락했는데 결국 30.43달러까지 굴러떨어졌다.

요 며칠 주가를 끌어내린 주범은 울프팩 리서치(Wolfpack Research)라는 공매도기관이다. 이 기관은 거품이 낀 종목을 찾아내 공매도하고, 그 종목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퍼뜨리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이 '늑대 떼'는 한국 투자자가 겪어본 녀석이다. 지난 2021년, 한국인 자금이 몰린 중국 자율항공기 제조사 이항을 물어뜯은 바 있다. 이항은 서울시와 드론택시 계약을 맺었던 업체로, 한국인이 적지 않은 익스포저(위험노출)를 가지고 있었다.

늑대 떼가 이번에는 아이온큐를 사냥감으로 삼았다. 지난 4일, 숫자로 가득찬 33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발간하며 "아이온큐가 펜타곤(미국 국방부)과의 핵심 계약 자금줄을 놓쳤고, 이는 그동안 매출의 최대 86% 차지해왔던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울프팩 리서치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팅 예상 매출에서 5천460만 달러 규모의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 또한 울프팩은 펜타곤과의 계약이 아이온큐에 우호적인 정치인들이 힘을 써준 덕분에 가능했고, 그 정치인들은 현재 권력을 잃은 인물들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계약이 대변하던 아이온큐 기술력에 대한 입증이 "환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공매도기관의 분석대로 아이온큐의 주가에 거품이 꼈을지도 모른다. 경제적 평가가 어려운 신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의 주가에 거품이 끼는 현상은 흔하다.

이와 관련해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술에 대한 열광은 미디어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켜 종종 새로운 시대 서사와 함께 등장한다"며 "기술혁신에 대한 열광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열광이 비이성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순간이 바로 버블"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러한 버블은 울프팩 같은 공매도 세력의 좋은 먹잇감이다. 인공지능(AI) 거품을 주장하는 세력도 크다. 개미가 살아남을 방법은 없을까. 늑대의 발톱처럼 날카로운 판단력이 긴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개인도 서사를 넘어 숫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치평가의 달인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는 "우리는 숫자보다 스토리를 잘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지만, 스토리텔링은 우리를 순식간에 판타지 세계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무서운 경고를 남겼다. 먹히지 않으려면 스스로 늑대가 되어야 한다, 숫자가 발톱이다. (증권부 서영태 기자)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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