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단기 조정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는 금과 은 가격의 전망이 엇갈린다.
은 가격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큰 반면 금값은 단기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은, 약세장 진입
은 가격은 펀더멘털보다 자금 흐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투자운용의 아카시 도시 금속 부문 책임은 "은은 유동성이 적고 미 달러 기준으로 실물 시장 규모가 작으며 경기 순환적 성장 전망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은 시장에는 단기 거래자, 헤지펀드,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발생하면 이러한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신속하게 조정돼야 하고 이로 인해 가격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도시 책임은 "은 가격이 1월 역사적 급등세를 보인 후 약세장에 진입했다"면서 "펀더멘털 관점에서 온스당 70~80달러가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UBS는 은 가격이 매수를 촉발하려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 은행은 "60~120%의 변동성을 보이는 자산에 투자하려면 30~60%의 기대 수익률이 필요한데 현 수익률은 그 정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터키를 비롯해 은에 대한 관심을 키워온 신흥국들이 얼마나 수요를 떠받칠지도 관심사다.
율리우스 바에르의 크리스티안 가티커 연구원은 "2월 중순부터 2주간 춘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중국 거래소들이 문을 닫는다. 중국 거래자들이 가격을 얼마나 좌우해왔는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금값 지지 재료 살아 있어
금값의 장기 상승을 전망하는 쪽에서는 이번 조정이 상승장의 큰 흐름에서 나타나는 쉼표 정도라고 판단한다.
금은 유동성 헤지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지만 은에 비해 핵심 포트폴리오 보유 자산에 가깝다. 또 중앙은행의 금 수요 증가가 금 가격의 하한선을 높이고 금 가격의 하락 변동성을 완화시킨다.
ING는 "이번 금 가격 하락이 구조적 전망 악화보다는 단기적 포지션 조정에 따른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매입, 실질 금리 추이 모두 중기적으로 금 가격을 떠받칠 것"으로 봤다.
지난해 공공 부문의 금 매입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상당한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금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입액은 1월에 19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격 조정 이후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다시 활발해질 수 있다며 이러한 매입은 전략적이고 장기적이라 단기적 가격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결국 준비자산으로서 금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변동성 역풍 맞을라
이론적으로 높은 실질 금리, 미 달러화 강세, 지정학적 안정성, 중앙은행 신뢰도는 금값을 끌어내리는 재료지만 현재 귀금속 시장에 투기 자금이 적잖게 가세한 만큼 가격 예측은 더 어려워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23년부터 금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해왔다면서도 "최근 가격 상승 속도와 그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우려스럽다"며 금값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시나리오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금이 지난 10월 이후 비트코인보다 큰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변동성이 훨씬 높다며 비트코인이 "금에 비해 매력적"이라고까지 말했다.
투자자들이 금과 은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유동성이 늘 확보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만 변동성이 커지면 이러한 가정은 무너진다.
자예 캐피털 마켓츠의 나임 아슬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불안한 시장에서는 논리가 아닌 유동성이 가격을 결정한다"면서 가격 반등이 아니라 변동성 축소가 '안전 신호'라고 말했다.
맥쿼리그룹의 피터 테일러 분석가도 금 가격이 펀더멘털만큼이나 투기 요소에 의해 좌우되면서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hjlee2@yna.co.kr
이효지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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