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올해 한국 증시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어젖힌 환호성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시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변동성 장세로 진입했다. 상승의 논리와 하락의 공포가 하루 단위로 뒤바뀌며, 시가총액 수십조 원이 순식간에 증발하고 다시 생성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전례 없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1월, 13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파죽지세로 5,000선을 돌파했던 지수는 2월 시작과 동시에 '고산병'을 앓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차기 연준 의장 지명과 은 가격 폭락이 트리거가 되어 코스피는 하루 만에 5.26% 폭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그러나 이튿날인 3일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6.84% 폭등하며 전일의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매수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하지만 안도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일(-3.86%)과 이날 (장중 -3%대) 연이어 급락세가 연출되며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흔들고 있다. 이날은 매도 사이드카가 또 발동됐다.
증시의 낙폭도 기록적이지만, 이번처럼 급등에서 급락으로 전환되는 주기가 빨라진 것은 드물다.
변동성의 진원지는 단연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종가 16만9천100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시가총액 1천조 원을 돌파, 한국 자본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30일 90만9천 원을 터치하며 '90만닉스'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영광은 짧았다.
앤트로픽의 신규 AI 툴 출시가 기존 소프트웨어 업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AMD 가이던스 쇼크, 아마존 CAPEX 부담 등 미국발 AI 수익성 우려도 불거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루 만에 5~7%씩 급락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우량주들이 마치 코스닥 테마주처럼 널뛰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변동성 장세의 이면에는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간의 수급 변동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2월 들어 기록적인 매도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5일 하루에만 5조 원을 팔아치운 데 이어, 연일 조 단위 매물을 출회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대비 순매도 비중으로 보면 과거 닷컴버블 붕괴나 금융위기 수준에 육박하는 강도다.
일각에서 '셀 코리아'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과거와 다른 점은 개인 투자자들의 체력이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한때 사상 최대인 111조 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던지는 물량을 개인이 저가매수 전략으로 받아내며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과거 외국인의 대량 매도가 나오면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졌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개인의 풍부한 유동성이 하락폭을 제한하거나 기술적 반등을 만들어내는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변동성을 추세 전환이 아닌 강세장 내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강세장은 변동성을 수반한다"며 "1월 20% 급등 이후 조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수급은 참고해야겠지만 맹신할 필요는 없다. 팔다가도 언제든지 돌아오는 것이 외국인"이라며 "추세 전환보다는 강세장 중에 오는 조정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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