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 채권시장은 일본 중의원 선거 결과에 따른 일본 금융시장 흐름을 주시하며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 다카이치 트레이딩에 커브 스티프닝 압력 커질까
NHK에 따르면 자민당은 316석,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36석을 얻으며 예상보다 압승을 거뒀다. 개헌안 발의선인 310석도 자민당 단독으로 넘어선 셈이다.
뉴욕에서 넘어온 위험선호 분위기는 선거 결과를 소화하며 일본 증시에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 증시가 전체적으로 오를 경우 채권시장엔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
관건은 일본 장기 국채 금리의 움직임이다. 재료의 결로만 보면 커브 스티프닝(수익률곡선 가팔라짐)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시일이 걸리지만, 일본이 전쟁 가능 국가로 가는 길이 가까워졌다는 판단은 국방비 증액과 이에 따른 재정 부담 우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다만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격언처럼 선거 이후엔 다카이치 트레이딩을 일부 되돌리는 흐름이 가능성도 있다.
수급상 일본 장기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지 않은 점도 이 전망을 뒷받침한다. 일본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할 경우 국내 채권시장에도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국채 금리가 치솟아도 국내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우리나라 국채 금리가 최근 유독 가파르게 치솟은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있어서다.
노무라증권은 국내 채권시장의 약세가 상대적으로 가팔랐다고 평가했다. 미국 금리와 자체 추산한 베타값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 3개월간 2bp 상승이 예상됐으나 실제론 46bp 급등했다는 것이다.
다만 다음 날 국고채 10년 입찰을 앞둔 점은 다소 부담되는 요인이다.
올해 들어 입찰 전 매도 헤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펼쳐진다면 장 막판엔 다소 약해질 수 있다.
노무라증권
◇ 세 비둘기의 합창과 국고채 3년 입찰
일본 선거 결과를 소화한 후 뉴욕 시간대로 넘어가면 좀 더 채권에 우호적 재료가 대기하고 있다.
지난달 FOMC에서 금리인하 의견을 냈던 스티븐 마이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연설에 나선다.
'외딴 섬'처럼 고립됐던 마이런 이사의 금리인하 주장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이후 무게감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 거래일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을 발언도 눈길을 끈다.
제퍼슨 부의장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콘퍼런스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관련 "상방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관세 인상이 가격에 보다 충분히 전가가 되면 올해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또한, 예상되는 강한 생산성 향상이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낮추는 데 추가적인 도움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 발전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했던 워시 의장 지명자의 발언을 연상케 하는 발언이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등판이다.
이번 주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된 상황에서 고용시장에 대한 그의 평가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가능성이 있다.
월러 이사는 지난해 9월 '베버리지 커브가 말해주는 연착륙 가능성(What Does the Beveridge Curve Tell Us about the Likelihood of Soft Landings?)'의 보고서를 연준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베버리지 커브의 유효성을 전제로 하면 구인율이 하락해 커브가 완만한 구간에 접어든 상황에서 구인율이 더 내린다면 실업률이 빠르게 치솟을 위험이 있다. 긴축 정도를 좀 줄이자는 보험성 인하론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지난 5일 공개된 월간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구인 공고 수는 654만개로, 1년 전보다 97만개 급감했다.
주 후반 나오는 고용보고서에서도 채용률 등 큰 그림을 보면 고용시장이 식어간다는 평가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카고연은에 따르면 채용률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계획된 비둘기 연준 인사의 연설은 국고채 3년 옵션의 몸값을 키우는 요인이다.
국고채 3년 금리가 3.25%에 육박하는 수준에서 맞는 입찰이라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입찰은 이날 3조1천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신중한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연휴 간 캐리를 확보하기 위한 채권 매수 움직임도 점차 관측될 가능성이 있다.(노현우 경제부 시장팀 차장)
시카고 연은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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