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금융지주 실적] 역대급 실적에도…대출 부실 늘고 건전성 '경고등'

26.02.09.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대출 자산이 빠르게 불어난 여파로 부실 여신과 건전성 지표에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외형 성장과 이자 이익 확대가 실적을 떠받쳤지만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누적되면서 자산 건전성의 질적 부담이 함께 커졌다는 평가다.

실적과 건전성 지표 간 '엇갈린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총 13조9천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3조3천435억원) 대비 약 5%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코로나 이후 대출이 급증했던 2021년(10조316억원)과 비교하면 4년 사이 순이익이 약 4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기준금리 인하 구간에 접어들면서 순이자마진(NIM)은 전반적으로 둔화됐지만 대출 잔액 자체가 커지면서 총 이자이익 규모는 오히려 확대됐다.

각 금융지주도 실적 발표를 통해 수익성 둔화 우려에도 대출 자산 성장으로 이자 이익을 방어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외형 확대의 그늘이다. 대출 규모가 불어난 만큼 부실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4대 금융지주가 공개한 은행 부문 팩트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의 요주의여신(연체 1~3개월) 합계는 7조9천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7조1천146억원)보다 11% 늘었고, 2021년 말(5조3천93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49%에 달한다.

요주의여신은 연체 초기 단계로, 향후 고정이하여신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여신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요주의여신 규모는 ▲2021년 말 5조3천억원대 ▲2022년 말 6조원대 ▲2023년 말 6조2천억원대 ▲2024년 말 7조1천억원대 ▲2025년 말 7조9천억원대로 꾸준히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부실 위험이 단계적으로 누적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 부실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도 증가세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의 NPL 잔액은 4조5천4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었다.

역시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전체 여신 대비 NPL 비율도 평균 0.30%로 상승해 0.03%포인트 올라섰고,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실 증가 속도는 은행의 손실 흡수 여력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4대 은행의 단순 평균 NPL 커버리지비율은 171.7%로 떨어졌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대손충당금 잔액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값으로, 부실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전년 말(204.3%)과 비교하면 1년 새 32.6%포인트 급락했고, 200% 선도 무너졌다. 최근 몇 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은행들이 미래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추가로 쌓고 있음에도, 부실 여신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출 자산 확대 국면에서 위험 여신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완충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부실 확대의 배경으로는 장기화된 경기 둔화와 차주별 상환 능력 격차가 지목된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 차주군을 중심으로 현금흐름이 약화된 가운데 최근 경기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수출 대기업에 집중되는 'K자형' 양극화 흐름을 보이면서 업종·차주 간 건전성 편차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경우 취약 부문부터 연체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이 대출자산 확대를 통해 이자 이익을 늘리며 실적을 방어했지만 경기 둔화와 성장 양극화 영향으로 기업과 개인사업자 부문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누적되는 흐름"이라며 "시장금리 방향이 다시 위쪽으로 움직일 경우 취약 차주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 본점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촬영 이세원]

sgyoon@yna.co.kr

윤슬기

윤슬기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