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물가 세무조사 53건 종결…오비맥주 등 1천785억원 추징
[국세청 제공]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1. 밀가루 가공업체 대한제분은 제조사 간 사전 모의를 통해 담합해 제품 가격을 44.5% 인상했다. 대한제분과 담합업체 A는 가격담합 이후 동일한 금액의 거짓 계산서를 수수하는 방식으로 원재료 매입단가를 조작해 가격 인상에 따른 담합이익 800억원 이상을 축소했다. 탈루 혐의 금액은 1천200억원에 달한다.
#2. 가공식품 제조업체 B는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원재료 값 폭락에도 제품 가격을 10.8% 올렸다. B는 사주 자녀가 대표로 있는 계열사에 행사비 70억원 이상을 과다 지급하고, 다른 계열사로부터 포장용기 20여억원을 고가 매입하거나 또 다른 계열사에 임차료 15억여억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나눠줬다.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300억원이다.
국세청은 설 명절을 앞두고 먹거리·생필품 등 장바구니 물가 불안을 야기하는 탈세기업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국세청은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등에서 확인된 담합이나 독과점 구조를 이용해 가격을 부당하게 올려 폭리를 취하면서도 정당한 세금을 회피하는 생활물가 밀접 업종에 대해 지속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차(9월)·2차(12월)와 올해 3차(1월)에 이은 4차 조사다.
조사 대상에는 가격담합 등 독과점 가공식품 제조업체 6곳, 농축산물 유통업체·생필품 제조업체 5곳,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3곳 등 총 14곳이다.
이들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5천억원에 이른다.
특히 4차 조사 대상에는 검찰 수사 결과 담합행위로 기소된 밀가루 가공업체 대한제분과 할당관세 혜택을 받은 청과물 유통업체가 포함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 등 제분사 6곳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20명을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했다. 담합 규모는 5조9천913억원으로 조사됐다.
대한제분은 사다리 타기를 통한 가격인상 순서 지정과 지역·고객 나누기 등을 통해 수년간 가격 및 출하량을 담합하고 제품 가격을 크게 올렸다.
이 업체는 명예회장의 장례비와 사주가 소유한 고급 스포츠카의 수리비 및 유지 관리비를 대납하기도 했다.
할당관세를 적용받은 거래처로부터 과일을 저가로 매입하면서도 가격은 4.6% 인상한 청과물 유통업체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아무런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특수관계업체를 거쳐 제품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유통 비용을 부풀려 이익을 빼돌린 물티슈 제조업체도 과세당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국세청은 1~3차 세무조사 진행 상황도 공개했다.
먼저 지난해 9월 착수한 1차 세무조사 결과 53개를 종결해 3천898억원을 적출하고 1천785억원을 추징했다.
이 가운데 맥주·라면·아이스크림 등 3개 독과점 업체의 추징 세액이 약 1천500억원으로 약 85%를 차지했다.
추징 금액이 가장 큰 곳은 오비맥주로 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모공원을 운영하는 장례업체는 이용료를 인상했지만 인건비, 지급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거짓으로 신고하는 수법으로 5년 동안 연간 매출의 약 97%를 탈루한 사실이 확인됐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앞으로도 공정위나 검찰·경찰의 조사로 담합 및 독과점 행위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서는 즉시 조세 탈루 여부를 정밀 분석해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신속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할당관세 혜택을 악용한 수입업체와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가격 인상과 폭리를 취하는 밀가루·설탕 등 국민 먹거리 가공식품 제조업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choi@yna.co.kr
최욱
wchoi@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