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서울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AAA' 공기업마저도 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발행 가산금리(스프레드)가 두 자릿수까지 확대되는 것은 물론 일부 만기물은 유찰되면서 싸늘한 투자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
◇공사채 입찰도 흔들…얼어붙는 투심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채권 입찰에서 5년물 유찰을 택했다.
당초 캠코는 3년과 5년물을 각각 1천억원 안팎으로 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5년물을 유찰하고 3년물을 1천700억원 찍기로 했다.
3년물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민평에 5bp를 더한 수준이다. 2천600억원의 주문이 유입됐다.
같은 날 입찰에 나선 경기주택도시공사는 동일 등급 특수채 대비 두 자릿수까지 발행 스프레드를 확대했다.
2년물과 3년물 스프레드를 각각 동일 만기 등급 민평 대비 12bp, 15bp 높은 수준으로 낙찰한 것이다.
발행 규모는 2년물 900억원, 3년물 800억원이다. 2년물에는 1천600억원이, 3년물에는 900억원의 주문이 모였다.
전일 기준 경기주택도시공사 민평 금리는 2년과 3년물 각각 'AAA' 특수채 민평 대비 5.1bp, 5.0bp였다.
3년물의 경우 개별 민평 대비로도 두 자릿수 오버 금리를 형성한 셈이다.
서울 채권시장 변동성 고조로 최근 크레디트 시장의 투자 심리도 위축됐지만 공기업 발행 스프레드는 대체로 민평 대비 5~8bp 높은 수준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날 단번에 유찰과 오버 두자리 스프레드가 나타나면서 더욱 싸늘해진 투자 심리가 엿보였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한 자릿수 높은 스프레드로 발행을 마치기도 했다.
도로공사는 이날 입찰을 통해 3년물을 900억원, 5년물을 800억원어치 찍기로 했다. 응찰 규모는 3년물 1천600억원, 5년물 1천200억원이다.
스프레드는 3년과 5년물 각각 동일 만기 민평 대비 5bp씩 높은 수준이었다.
◇금리 변동성에 물량 부담까지…투자 여력도 한계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크레디트 시장의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는 모습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얇아진 장세 역시 민감도를 높이는 요소로 지목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일본 중의원 선거 등의 영향으로 국고채 금리가 출렁이는 데다 설 연휴를 앞두고 장이 얇은 상황이라 이슈를 두고 과한 반응이 나오는 듯하다"며 "연휴 전까진 비슷한 분위기가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공사채는 물론 국고채 시장을 둘러싼 물량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을 높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시장 심리가 좋지 않다 보니 입찰은 어떤 것도 잘 안되는 분위기"라며 "이번 주의 경우 국고 3년과 10년, 50년 입찰도 있다 보니 공사채도 좋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사채의 주요 투자자였던 은행권의 매수 여력도 변수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은행은 지난달에도 매수를 이어갔는데 계속 금리가 오르면서 평가 손실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매수가 힘들어진 상황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 채권시장 전반이 휘청이면서 당국의 움직임으로 시선이 몰리고 있다.
앞선 딜러는 "요즘은 사실상 1년 이상 구간에선 매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당국의 대책이 절실한 때이지만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적절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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