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협조적 태도에 주주제안 제출…경영진, 주주 의견 들어야"
"권고적 주주제안, 이사회에 의견 전달하는 인정된 메커니즘"
"주주 소통 공식 총괄할 선임독립이사 필요"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영국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탈이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LG화학[051910]에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지난해 10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공개한 지 4개월 만이다.
팰리서는 LG화학이 11월에 공개한 밸류업 계획이 실망스럽다며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축소하기 위한 3건의 권고적 주주제안(구속력 없는 주주제안)과 선임독립이사(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을 제시했다.
팰리서는 10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3월로 예정된 LG화학 정기주총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며 "LG화학 이사회에 지배구조, 투명성, 자본배분과 관련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출신의 제임스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설립한 팰리서는 작년 10월 LG화학이 NAV 대비 74% 할인된 주가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해결책으로 경영진 보상의 주가 연계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 지분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 등을 제시했다.
팰리서는 이번에 제출한 주주제안서에서 "LG화학의 상위 10대 주주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주주제안은 LG화학의 NAV 할인율과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조치들에 대해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출처: 팰리서캐피탈]
◇ "CEO·이사회 면담 거절당해…주총서 주주 의견 들어야"
팰리서는 그간 인내심을 갖고 회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소통해 왔지만,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팰리서는 "LG화학이 상당한 규모로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79.4%)의 가치가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지분가치는 회사 전체의 시장가치를 3.3배 이상 상회한다"며 "주주들로서는 회사가 이를 시정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전날 기준 LG화학의 시가총액은 약 22조원이다. 회사가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가치는 이를 훌쩍 웃도는 약 73조원이다.
또 팰리서는 그간 LG화학 관계자들과 총 12차례 만났고, 거버넌스 신뢰 상실과 자본배분 체계 부재 등을 지적하는 서한을 최소 8건 이상 제출했다고 밝혔다.
팰리서는 "CEO(최고경영자), 이사회 의장, 어떠한 독립이사와의 면담도 거절당했다"며 "이러한 비협조적 태도는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진전시키는 데 중대한 장애로 작용했고, 그 결과 주주제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팰리서는 작년 11월 LG화학이 새로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지나치게 추상적', 'NAV 할인율 해소 필요성을 인정하지도 않았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당시 LG화학은 계획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중장기적으로 70%까지 줄이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팰리서는 앞으로 5년간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70%로 축소하겠다고 회사가 지난달 한층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지나치게 소극적이라고 평가했다. 주주환원 수단으로 더 효과적인 자사주 매입 대신 배당을 선택한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팰리서는 "회사는 비구속적 결의 등을 통해 언제라도 주주의 의견을 구할 수 있으며, 특히 NAV 할인율을 해소할 필요성에 대한 주주들의 견해가 엇갈린다는 것이 경영진의 입장이라면 반드시 주주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며 주주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출처: LG화학]
◇ 권고적 주주제안 3건·선임독립이사 도입 제안
팰리서가 내놓은 주주제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과 그에 딸린 권고적 주주제안 3가지고, 나머지 하나는 선임독립이사 선임을 위한 정관 개정이다.
권고적 주주제안은 주주총회에서 표결하지만, 법적 구속력 없이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특정 정책을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현행법상 주주제안 범위는 주주총회 승인사항에 한정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를 확장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권고적 주주제안이 활발하게 제기된다.
팰리서는 대형 상장사 주주제안 요건과 동일하게 6개월 전부터 회사 주식을 0.5% 이상 보유한 주주가 권고적 결의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개정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팰리서는 "중요한 사안에 관해 이사회에 의견을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된 메커니즘"이라며 "특히 LG화학은 구속력 있는 결의안의 통과 여부가 사실상 단일 주주(㈜LG[003550])에 좌우되는 만큼 중요성이 더욱 크게 부각된다"고 말했다.
권고적 주주제안이 도입된다는 전제로 팰리서는 세 가지 안건을 제시했다. NAV 할인율을 분기별로 공시할 것, 주식연계보상을 신설하고 핵심성과지표(KPI)에 자본 효율성 지표를 도입할 것,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70% 미만으로 추가 축소하고 매각대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것 등이다.
팰리서는 이러한 안건에 대해 주주가 의견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면서 먼저 권고적 주주제안을 도입하는 정관 개정안이 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제안인 선임독립이사 선임에 대해 팰리서는 "독립이사의 대표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이사회 차원의 공식적인 주주 소통 창구 역할을 부여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선임독립이사는 주요 자본배분 정책에 대한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독립이사 회의를 소집·주재할 권한을 가진다.
팰리서는 "주주의 권리와 이익 보호를 강화하고, 독립이사의 비판적 감독 기능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최근 개정 상법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팰리서는 주주제안서에 명시한 사항들을 정기주총에 안건으로 상정할 것임을 확인해달라고 LG화학에 요청했다.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 CIO는 "정기주총을 앞두고 주주제안에 따른 이점을 설명하는 추가적인 대외 공개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그전까지 회사와 건설적인 대화를 지속하기를 희망하며, 언제라도 회사와의 인게이지먼트(관여)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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