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서면서 일단 급한 불을 껐다. 지난해 손해율 악화로 적자 폭이 커지면서 자동차보험을 팔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커졌으나, 일단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비자 주머니를 털어 손해율을 맞추려는 방식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1.4%,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은 1.3%씩 조만간 자동차 보험료를 올린다.
애초 업계에서는 2.5% 수준을 원했지만, 금융당국과 협의 과정에서 1%대로 조정됐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자 물가와도 연계되는 항목이다 보니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인상 폭을 최소화한 것이다.
손보업계는 이번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4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한 피로도와 공임비·부품비 등의 부담이 커지며 손해율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대형 4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0%로 전년보다 3.7%포인트(p) 상승했다. 6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손보업계에서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약 6천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한다. 실제로 KB손보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만 1천77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실손보험도 손해율 악화에 따른 보험료 인상의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130~140%에 달하는 연간 손해율로 올해 실손보험의 전체 인상률 평균은 약 7.8% 수준으로 산출됐다.
손해율 악화의 고리를 끊기 위해 보험료 인상은 즉각적인 처방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증상만 완화할 뿐 병의 근원을 고치는 수술은 아니다.
보험사기와 과잉 진료 등 보험금 누수를 병행해야 하는 이유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보험업계와 손잡고 보험사기에 대해서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에 나서기로 한 점은 긍정적이다. 금감원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분야의 상시·기획 조사 및 보험사기 알선·유인행위 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금감원은 과잉 진료 예방을 위해 '제3자 리스크 유발 금지'를 상품 설계 기준으로 명시하며 실손 보험 관련 백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중증 의료비 중심의 적정 보장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에 무게를 둔 5세대 실손보험이 오는 4월 출시되는 것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 예컨대 금융당국은 교통사고 경상환자 치료 기간을 '8주'로 제한하는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경미한 사고에도 장기 치료를 받는 이른바 '나이롱환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한의사단체 등에서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은 사회적 '안전망'이다. 손해율 악화를 보험료 인상만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보험사기 근절과 보험금 누수방지 및 제도 개선 등으로 선량한 보험 소비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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