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수도권에 집중된 국내 반도체 산업 구조를 지역 분산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박경덕 포항공대 물리학과·반도체공학과 교수는 1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국회 연속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수원을 중심으로 SK는 이천, 최근에는 용인을 중심으로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며 "전문 인력 수용과 공급망 확보, 지식 스필오버 등 장점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너무 작은 수도권 지역에 모여 있다는 점은 산업안보 차원에서 매우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사례는 지역 분산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로 언급됐다.
박 교수는 "대만도 처음에는 신주 단지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했지만, 산업 클러스터 리스크가 커지면서 타이중에 소부장 중심의 보완 클러스터를 만들고, 3나노·5나노 공장은 타이난으로 분산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력과 용수 같은 인프라 병목을 방지하고, 지진 등 자연재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합의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TSMC 역시 다지점 투자와 전략적 중복은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었다"라며 "클러스터를 모아두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으나 자연재해,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공급 제약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과 용수 문제는 수도권 집중의 가장 큰 한계로 지목됐다.
박 교수는 "지금 필요하다고 언급되는 전력이 15기가와트(GW)인데, 이는 원전 15기를 새로 짓는 수준"이라며 "기술적·비용적으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은 한강 용수 의존도가 높지만, 낙동강과 영산강은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다"며 지방 분산의 실질적 이점을 강조했다.
[촬영: 윤영숙 기자]
기업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RE100 캠페인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박 교수는 "RE100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더 이상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며 "현재 SK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약 30%, 삼성전자는 10% 미만으로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 구글 같은 고객사들은 공급망 전체에 RE100을 요구하고 있고, ASML 역시 이를 충족하지 않으면 장비 공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경고했다.
즉 재생에너지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RE100 경쟁력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용인 클러스터의 직접 효과는 유지하되, 새만금과 영남권을 보완 거점으로 육성하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며 "새만금은 태양광·풍력 측면에서, 영남권은 원전 전력 측면에서 각각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종민 의원은 "이전 정부가 결정한 중장기 투자 계획 중 첨단 전략산업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반도체는 98%이다"라며 "국가산업지도를 다시 짜는 시기에 이런 불균형이 심화한다는 것이 우려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반도체 분산전략, K반도체 트라이앵글의 실질적 정책 대안을 찾고 관련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촬영: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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