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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팰리서 "사외이사가 주주 안 만나면 어떻게 의견 반영하나"

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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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펀드, LG화학에 권고적 주주제안·선임독립이사 제안

"3월 주총서 논의의 장 마련해 회사에 메시지 전달"

팰리서캐피탈

[출처: 팰리서캐피탈]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사외이사가 주주를 만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주주의 의견이 반영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LG화학[051910]을 상대로 주주제안에 나선 영국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탈 관계자는 10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그간 회사 사외이사나 최고경영자(CEO)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팰리서는 익명을 전제로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

팰리서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주주들의 걱정을 사내이사나 IR(기업설명)팀을 통해 듣는 것이 좋은 거버넌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LG화학이 순자산가치(NAV) 대비 크게 저평가됐다며 공개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한 팰리서는 4개월 만에 주주제안서 제출을 결정했다. 관여 활동을 공개로 전환한 뒤로도 회사의 대응이 충분하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팰리서는 권고적 주주제안과 선임독립이사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회사에 일반주주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장을 만들고 싶다면서다.

또 팰리서는 자신들의 제안이 ㈜LG[003550]를 포함한 모든 주주와 회사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LG화학 여수공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과거 삼성물산과 SK스퀘어 등 한국 상장사에 주주관여 활동을 진행했다. LG화학 경영진의 대응은 어떤가.

▲ SK스퀘어와의 경험은 긍정적이었다. 우리에게 친화적이었다. 그 결과 여러 정책을 도입해 NAV 할인율이 줄고 거버넌스를 개선했다. 이에 반해 LG화학은 굉장한 인내심을 갖고 대화하고 있지만, 피상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과정이 상당히 실망스럽다. 주로 만났던 대상이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기업설명(IR) 담당자에 그쳤다. 여러 차례 CEO나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들과 만남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 거절 사유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발송했던 서신이 이사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을 요청했는데, 이조차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아직 발전할 부분이 많다고 보고 있고, 그것이 주주제안을 하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다.

-- 독립이사(사외이사) 후보자 추천처럼 보다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 일반주주들이 다 같이 의견을 제시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 일반주주들 사이에 공감대가 있다는 것을 알려 회사가 NAV 할인율과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이번 정기주총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긴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상법 개정을 통한 집중투표제 도입과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로 인해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여러 주주가 목소리를 낼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 선임독립이사로는 어떤 사람이 지명되기를 희망하나.

▲ 기업 거버넌스, 자본 배분, 주식시장 전반, 사업 전략에 전문성과 신임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또 무엇보다 주주와 대화할 의지를 갖춰야 한다. 이번 제안의 목적 가운데 하나도 이런 선임독립이사가 이사회와 경영진, 일반주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별히 선임독립이사는 '3% 룰'에 따라 분리 선출된 감사위원 중 한 명이 하기를 희망한다. LG화학은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유럽 같은 선진시장을 보면 사내이사가 의장을 겸하는 경우 선임독립이사를 따로 두고 많은 책임과 역할을 부여한다. 주주가 사외이사를 전혀 만나지 못한다면 어떻게 일반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된 판단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사외이사가 주주들의 걱정을 사내이사를 통해 듣는다면 그것이 효율적이고 좋은 기업 거버넌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LG화학이 목표로 삼아야 할 중장기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 목표는 얼마가 돼야 한다고 보나.

▲ 정확한 수치는 회사가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 이것도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회사가 어떻게 자본을 활용해야 최선일지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해야 하는 사항이다. LG화학은 시가총액의 3.3배에 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하면 LG화학 주주 입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간접 지분율이 증가한다. 또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74% 싸게 살 기회기도 하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처분해 새로운 영역에 투자한다고 하는데, 자사주 매입보다 나은 대안인지 질문할 수밖에 없다. 자사주 매입은 성장 투자와 다르게 리스크가 없다. 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이 70%여야 하는지 적절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의문을 갖고 있다.

-- 이러한 제안을 LG화학 경영진이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뭘까.

▲ 회사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아 납득하기 어렵다. 회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CEO나 이사회 의장을 만나서 논의한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어렵다. 저희가 작년 10월 발표한 제안들은 ㈜LG를 포함한 모든 주주와 회사가 '윈윈'하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LG화학에 대한 인식이 어떤가.

▲ 전반적으로 많은 불만을 갖고 있다. 특히 주가, NAV 할인율과 관련해 그렇다. NAV 할인율은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과 상장 이후 너무 많이 증가했다. 한국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코스피가 5,000을 달성하는 가운데 다른 지주회사들은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할인율이 많이 줄었는데, LG화학은 소외됐다. 작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70%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을 때 주가가 상당히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런 것이 결국 LG화학에 대한 시장의 평가라고 생각한다.

-- 특별결의가 필요한 정관 개정은 최대주주인 ㈜LG를 제외한 사실상 주주 전원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 지배주주가 막대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주주제안의 목적은 일반주주가 목소리를 낼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것이 거버넌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의안 통과를 목표로 하지만, 팰리서가 제안한 의안들에 대해 일반주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기회를 갖는 것 자체가 회사를 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회사가 주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이 주주들이 어떤 요구를 하는지 드러낼 기회다.

-- LG화학이 주주제안을 주총 의안으로 올리지 않을 경우 의안상정 가처분도 고려하나.

▲ 국내 규제와 절차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제안했기 때문에 회사가 주주제안을 주총에 상정할 것으로 기대한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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