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주제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2.10 eastse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황남경 기자 = 10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절정으로 치닫던 당 내 갈등이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합당 추진 과정에서 내홍이 격화해 '친명'(친이재명) 대 '친청'(친정청래)으로 대변되는 갈등상을 그대로 노출하게 된 점은 뼈아픈 오점으로 남았다.
6·3 지방선거 압승을 목표로 '범여권 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워 합당을 추진했던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당청 분란 심화…명청 갈등만 부각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추진위 구성을 제안하는 한편, 지방선거 후 통합추진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정청래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합당을 '기습' 제안한 이후 이날 최고위에서 합당 논의 중단 결정을 내리기까지 민주당은 3주 가까이 내홍에 시달렸다.
비당권파인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정 대표가 최고위를 패싱해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며 공개적으로 합당 제안에 반기를 들었고, 한준호·이건태 등 친명계 의원과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합당 시한과 조건 등이 담긴 합당 대외비 문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합당 밀약설'이 제기되는 등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주제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이언주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2026.2.10 eastsea@yna.co.kr
합당 추진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은 차기 당권 경쟁과도 맞물리면서 격화된 측면이 있다.
일각에서는 당 대표 연임 가능성이 있는 정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 열리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합당을 추진한 것이라고 의심한다.
정 대표가 '1인1표제' 관철에 이어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가 합당 논의에서 한발 물러선 것도 이같은 당 내 분위기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애초 '전 당원 투표' 실시를 주장하는 등 합당 추진 의사를 강하게 밝혔으나 반발이 심해지자 선수별 간담회,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왔다.
정 대표는 이날 합당 논의 중단 결정을 밝히면서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다.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며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당청 간 기류도 합당 논의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인단이었던 이력이 드러나 한 차례 곤욕을 치렀다.
이 대통령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정 대표가 곧장 사과했지만, 당 내에선 후보를 추천했던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이 대통령이 최근 국회의 입법 지연을 잇따라 지적한 것도 여당으로서 정책과 입법에 주력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잠재적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합당이 되느냐 안되느냐와 별개로, 이런저런 이슈들이 범여권 내에서 갈등을 일으키거나 국정 운영에 덜 플러스(도움)가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2.9 scoop@yna.co.kr
◇감정의 골만 깊어진 범여권 연대…지선서 맞대결 불가피
혁신당과의 선거 연대 문제 등은 정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합당 논의가 구체적인 성과 없이 양당 지도부 간 원색적 비난으로 격화되면서 감정의 골은 이미 깊어진 상태다.
꼬인 실타래를 풀지 않으면 지방선거 공조 체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선거를 각자도생으로 치를 경우 정 대표가 합당 제안 이전에 애초 구상했던 '따로 또 같이' 선거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가 물건너가면서 양당은 우선 각자 지방선거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은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지방선거 공천 '12대 부적격 기준'을 발표하는 등 선거 준비에 한창이다.
민주당도 시도당별로 예비 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를 가동하며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2024년 제22대 총선과 지난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 연대를 형성했던 양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선 호남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팽팽한 맞대결을 펼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선 민주당과 혁신당, 무소속 후보까지 가세한 복잡한 다자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이 그동안 범여권 결집의 중요성을 피력했던 만큼 향후 선거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연대나 선거연합의 형태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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