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 국채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리스크 분산 효과가 약화된 상황에서 해외 주식 투자 시 환율 변동에 노출하는 '환노출' 전략이 포트폴리오 안정성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자산배분전략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정부 부채 급증 등으로 국채의 안전자산 기능이 제약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과거 기관투자자들에 확실한 안전자산 역할을 했던 미국 국채는 최근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정부 부채가 GDP의 121%에 달하는 38조 달러를 기록하며 재정 적자 우려가 커진 탓이다. 특히 2022년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며 분산투자 효과가 크게 낮아졌다.
정 연구원은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대안 자산이 주목받고 있으나, 비트코인은 연환산 변동성이 67%에 달해 여전히 투기적 수요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보고서는 해외 주식의 환노출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위기 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주식 시장 하락분을 환차익으로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환노출 포트폴리오가 환헤지보다 위험 조정 성과가 더 높게 나타났다.
정 연구원은 "환헤지 포트폴리오는 주식과 환율 간의 리스크 상쇄 효과를 누리지 못해 위기 시 변동성이 커진다"며 "반면 환노출 전략은 2008년 금융위기나 2022년 하락장에서 초과 성과를 기록하며 방어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달러-원 환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2026년 4분기 평균 환율을 1,430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환노출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한 또 하나의 근거로 제시됐다.
주식 자산의 지역별 분산도 대안으로 꼽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 동조화 현상이 옅어지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 간의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있다. 이는 특정 국가의 리스크를 상쇄하고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을 낮추는 기회가 된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주식만 보유하는 것보다 선진국 주식을 편입할 때 목표 수익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전통적 안전자산의 역할이 축소된 만큼 환노출 전략과 지역별 분산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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