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경영권 방어와 주주가치③] 정답은 나와 있다

26.02.11.
읽는시간 0

"주가 높으면 외부에서 적대적 인수 유인 없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경영권(지배권) 방어 장치를 도입하기보다 경영자가 기업·주주가치를 극대화해 처음부터 외부의 인수 시도를 예방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저평가된 상장사에 대한 인수 시도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최근 확산하고 있다.

불투명한 거버넌스나 비효율적인 자본배분 탓에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회사는 외부의 인수 타깃이 되기 쉽다. 인수자가 지분을 대거 사들이고 이사회를 장악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면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되고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애당초 유능한 경영자가 경영해 시장에서 높이 평가 받는 기업은 적대적 인수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인수자가 고가에 지분을 매입한들 추가로 가치를 창출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최선의 지배권 보호 방안은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올리면 누구도 그렇게 비싼 가격에 주식을 인수해 가치를 더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살 유인이 없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엔비디아를 창업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키워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보면 명확해진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황 CEO의 회사 지분율은 3.77%에 불과하다. 뱅가드그룹(8.36%)과 블랙록(7.38%) 등 외부 기관투자자들이 훨씬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황 CEO의 경영자 지위에 도전하지 않는다. 그보다 엔비디아의 주주가치를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사람을 찾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황 CEO는 경영 능력으로 자신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셈이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설사 경영권이 교체되는 기업이 나온다고 해도 그게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경영을 잘하면 자리를 유지하고, 경영을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이 기업과 주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롭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 창업한 사람이 영원히 경영해야 한다는 논리라면 한국 자본시장은 북한과 같은 세습체제라고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성과가 부진한 경영자가 자유롭게 교체될 수 있어야 실력 있는 사람이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9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개최한 좌담회에서 "경영 실패로 실적, 주가가 아무리 내려가도 박탈 위험이 전혀 없다면 그 경영진이 주주를 두려워하며 더 열심히 하겠나. 너무 자명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애버딘은 상장사 의결권 행사 원칙에서 "경영진의 지위를 공고히 하거나 인수 시도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인위적 장치를 마련해서는 안 된다"며 "적대적 인수에 대한 최선의 방어는 강력한 영업 성과"라고 밝혔다.

hskim@yna.co.kr

김학성

김학성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