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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와 주주가치①]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쏘아 올린 공

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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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경영권 방어 수단, 과연 필요할까요. 해묵은 논쟁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다시 떠올랐습니다. 재계는 그간 자사주가 유일한 경영권 방어 장치로 기능해 왔다면서 대체 수단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배주주의 지위가 공고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인위적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반론도 거셉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논의의 배경과 현황, 글로벌 시각, 대안 등을 정리한 기사를 3편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자사주(자기주식)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이 탄력을 받으면서 경영권(지배권) 방어 수단 도입 논의에도 불이 붙었다.

현행법상 우호 주주에게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주된 경영권 방어책으로 기능해 왔다. 이에 더 이상 자사주를 활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장 원리에 따라 유능한 사람이 경영을 맡을 수 있도록 인위적 방어 장치를 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국회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11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처분 규제와 관련해 14개 이상의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옛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발의한 상법 개정안에 대한 주목도가 가장 높다.

해당 법안은 자사주를 1년 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각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에 비례한 처분이거나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 경영상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한 더불어민주당은 추가 논의를 거쳐 3차 상법 개정안을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상법 개정안에 대해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검토의견서에서 "자사주를 통한 경영권 방어나 지배력 강화를 제한하기 위해 소각을 의무화하는 방안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자산을 재원으로 취득한 자사주가 오너(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사용되는 것은 회사 제도의 본질 및 자본충실에 반한다는 비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이를 취득한 주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사실상 신주발행과 같은 효과를 낸다.

다만 법무부는 경영권 방어 공백 발생이 우려된다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을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경영권 방어 수단은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과 차등의결권이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 시도가 있을 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저렴하게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차등의결권이란 1주 1의결권의 보통주에 비해 의결권이 가중된 주식을 말한다. 일례로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가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 쿠팡Inc의 클래스B 주식은 의결권이 클래스A 주식의 29배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은 두 제도가 도입돼 있지 않고, 미국과 일본, 프랑스는 이를 모두 두고 있다. 영국은 차등의결권만 도입돼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반대하는 재계에서 주로 앞세우는 이유는 '경영권 방어 약화'다. 경영이 불안정해져 기업 경쟁력이 훼손된다는 논리다. 이에 3차 상법 개정이 현실화하면 경영권 방어 대체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체 수단 도입이 필요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해외에 도입된 경영권 방어 수단을 보면 지배주주의 이해상충 여부를 철저히 심사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특유의 중복상장 구조가 이미 지배주주에게 차등의결권을 부여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성과가 부진한 경영진이 계속해서 자리를 보전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난 9일 "경영권 방어 장치 도입은 이사회 중심 경영, 이사회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백지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코스피가 다시 작년 4월의 2,500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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