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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표의 궁변통구] 일하는 사람 바보 만드는 주택 장특공제

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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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부동산 시장과 시장 왜곡을 부른 세제 등을 언급하며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먼저 현재 부동산시장에 대해 "대한민국의 집값 수준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문제됐을 그 시점의 상황을 향해서 계속 치닫고 있다"며 소득에 비해 과도한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됐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렇게 된 원인으로는 부동산으로 쏠린 투자자산, 높은 수도권 집중도에 따른 수급 불균형을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1 superdoo82@yna.co.kr

하나같이 기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중요한 의제들이지만 시장은 그것보다 단기적인 수요 억제방안에 더 관심을 보인 듯하다. 이 대통령은 세금의 본질적인 목적이 국가 재정 확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도 필요하고 유효한 수단이라면 쓰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 "자기가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으로, 또는 투자용으로 가지고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 깎아주나, 여러분 동의하는가"라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겨냥한 발언을 남겼다. 이후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는 5월 9일로 종료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를 연장할 생각이 없다고 명확히 하면서 다시 한번 시장에 메시지를 던졌다.

[출처: 이재명 대통령 엑스 부분 캡처]

이 대통령이 언급한 비정상적인 버티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소득세법 95조에서 제공하는 1주택자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제)다. 해당 조항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차익에서 최대 40%를, 10년 이상 거주하면 여기서 다시 최대 40%를 공제해준다. 무려 80%의 양도차익을 눈감아 주는 특혜조항이다.

원래 이 조항은 장기보유에 따른 물가 상승분을 공제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따라서 이전까지는 연간 3%의 물가 상승분을 적용해 15년 이상 보유할 경우 최대 45%를 감면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이를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실수요 중심의 건전한 부동산 시장질서를 유지하겠다면서 최대 80%까지 늘렸다.

건전한 부동산 시장질서와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으나 장특공제는 이미 강남을 중심으로 부자들의 면세부가 되어버렸다. 중세의 면죄부가 부자들을 지옥에서 구원해냈다면 장특공제는 수십억원의 세금에서 이들을 벗어나게 했다.

장특공제가 어떻게 해서 면세부가 됐는지 살펴보자.

작년 4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대형아파트는 130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20년 전인 2006년 동일 면적의 매매가격은 39억원과 17억6천만원이었다. 만약 39억원에 매입한 사람이 130억원에 매각했다고 한다면 양도차익은 91억원이다. 그런데 1주택자는 양도가액 중 12억원까지 비과세이므로 과세대상이 되는 양도차익은 82억6천만원이 된다. 여기에 10년 이상 보유면 40%를 공제받고, 10년 이상 거주했으면 다시 40%를 공제받는다. 이렇게 해서 66억원 가량을 공제받고 나면 과세대상이 되는 양도소득은 16억5천만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최고세율 45%를 적용하더라도 예상 세금은 7억6천만원 정도가 된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놀랍지 않은가. 100억원대에 육박하는 양도차익을 올리고 고작 세금은 7억원 남짓 내면 된다. 면세부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같은 부동산에 속하지만 토지를 팔아서 같은 양도차익을 올렸다고 하자. 그러면 15년 이상 보유했더라도 장특공제가 30%밖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45억원에서 48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주식으로 벌었다고 하면 24억원에서 25억원의 세금을 부담한다.

만약 연봉으로 같은 소득을 벌었다면 어떻게 될까? 최악이다. 58억원에서 60억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양도세와 비교하면 무려 8배나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오랫동안 집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자산 소득은 물론 근로소독보다 월등히 많은 세금특혜를 줘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이 외에도 부동산 세제에는 고쳐야 할 대목들이 너무나도 많다. 예를 들어 주택보유세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보자. 기준이 되는 주택 공시가격 자체가 시세의 80%도 안 된다. 여기에 과세금액을 정할 때는 다시 60%를 곱해 한 번 더 깎아주는 것이 공정시장가액 비율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시행령인 대통령령만으로 마음대로 행정부가 바꿀 수 있어 조세법률주의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을 숱하게 받았다.

이런 비정상적인 부동산 세제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가자.(산업부장)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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