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출생으로 고향에 남은 자녀들, '가난의 대물림' 심화
지역별 비례선발제 추진·비수도권 거점대학의 경쟁력 제고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 거점도시의 위상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정도가 최근 세대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비수도권 출생으로 고향에 남은 자녀들에게서 '가난의 대물림'이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민수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장은 11일 'Bok 이슈노트: 지역 간 인구이동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보고서를 통해 "거점도시 중심의 지역 성장은 비수도권 내에서 지역 간 이동성 강화와 동시에 세대간 대물림 완화의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대간 경제력 대물림을 분석해본 결과 소득보다 자산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으며 소득 및 자산 모두 최근 세대에서 대물림 정도가 심해지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세대간 경제력 대물림은 지역간 격차가 확대될 경우 세대간 거주지역 대물림과 맞물려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이같은 이주효과는 지역에 따라 다른데, 비수도권 출생 자녀들은 수도권으로 이주할 경우 경제력 개선 폭이 확대됐지만, 광역권역 안에 머무를 경우 그 효과가 과거보다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광역권역 내 이주의 경제력 개선 효과가 줄어든 것은 저소득층 자녀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 자녀들은 주거비 부담 등으로 서울·수도권보다 인근 거점도시 등 권역 내 이동을 더 많이 선택하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비수도권 출생으로 고향에 남은 비이주 자녀들에게서는 가난의 대물림이 심화된다"며 "개인 입장에서 비수도권 출생 자녀는 수도권으로 이주 유인이, 수도권 출생 자녀는 수도권 내 잔류 유인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그간 청년층의 일방적인 수도권 집중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는 국가 전체로는 지역간 양극화와 사회통합 저해, 나아가 초저출산에 이르기까지 큰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비수도권에서 계층상승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거점도시 중심 발전과 같은 실효적인 균형발전 전략이 구체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저소득층 자녀들이 광역권 내에서 계층상승의 기회를 얻을 수 있으려면 결국 비수도권의 산업과 일자리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며 "비수도권에서 그나마 집적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거점도시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자체 간 유사한 전략과 경쟁으로 역량을 낭비하기보다 광역 차원에서 지역별 특화와 효율적 분업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행정구역 통합 및 광역권 거버넌스 개편 등도 거점도시의 위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지역별 비례선발제'도 재차 강조했다. 이는 대학 입학생 선발시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하자는 방안으로, 한은이 2024년에 이미 제안한 바 있다.
정 팀장은 "지역별 비례선발제' 등을 통해 비수도권 저소득층 학생의 서울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비수도권 거점 대학 교육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과감한 공공 투자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