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만년 저평가'에서 벗어나 가치 재평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B금융지주가 국내 금융그룹 중에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60조 원을 돌파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을 기록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만년 저평가에 시달리던 금융주들이 규제 산업의 족쇄를 벗고 정상적인 상장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일 종가(16만4천500원) 기준 시총이 61조3천33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시총 50조 원을 돌파한 지 석 달도 안 돼 60조 원도 돌파한 것이다.
PBR도 지난해 12월 말 현재 자기자본(순자산) 60조 8천398억 원을 넘어서며 1.06 배를 찍었다.
금융 시장에서 PBR 1배는 기업의 장부상 가치와 시장 가치가 일치하는 지점으로, 자본 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미래 수익 창출 능력이 최소한 보유 자산의 가치만큼은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국내 금융주들은 실적 개선에도 각종 규제와 관치 등에 의한 저평가 업종으로 분류돼 PBR이 0.4∼0.6배 수준에 머물러 왔다. 때문에 금융사들에게 PBR 1배는 단순히 숫자의 의미를 넘어 시장이 가치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상징한다.
국내 금융주의 PBR이 1배를 밑돌았던 근본적인 이유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본비용(COE)를 충분히 상회하지 못했거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컸기 때문이다. 따라서 PBR 1배 달성은 금융회사 경영진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시장이 요구하는 기대 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신뢰를 얻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주 가운데 KB금융의 주가가 유독 가파르게 상승한 요인으로 역대급 실적과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꼽고 있다.
양종희 회장 취임 후 사실상 첫 성적표인 2024년 당기순이익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고, 작년 '6조 클럽'에 바짝 다가가며 최대 실적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
같은 기간 ROE도 11.52%에서 11.87%로 0.35%포인트(p) 높아졌고,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0.64%에서 0.75%로 상승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밸류업 기대감을 키운 것도 한몫했다.
KB금융은 보통주자본(CET1)비율 13%를 기준으로 초과 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밸류업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52.4%를 달성했다. '상단 없는 주주환원'으로 대변되는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과 실질적인 주주 이익을 키우기 위한 비과세 배당(감액배당) 추진, 전년보다 2배 키운 현금배당 등 '국민 배당주'로서의 행보를 시장에 보여준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 등 완성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전년 대비 16%가량 증가한 비이자수익 등도 탄탄한 금융주라는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이 PBR 1배 시대를 연 만큼 다른 금융지주들도 주가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졌다. 신한·하나·우리금융 등은 여전히 PBR이 0.8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들어 은행주의 매수세가 대형주뿐 아니라 지방금융과 인터넷은행까지 강하게 흐르고 있다"면서 "KB금융의 PBR 1배 돌파가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 은행주 랠리 현상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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