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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 "태광산업, 이럴거면 상장폐지하라"…초강수 주주제안

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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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태광산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 경영진과 이사회를 향해 "상장사로서 주주가치 제고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것이라면 일반주주 지분을 전량 매입해 자진 상장폐지하라"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트러스톤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상장폐지 유도 안건을 포함한 총 7개 사안을 주주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태광산업에 투자해 온 트러스톤은 지난 8년간 거버넌스 개선을 요구해왔으나 사측이 이를 묵살해왔다고 지적하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러스톤이 가장 먼저 제시한 요구는 자진 상장폐지다. 구체적으로는 일반주주가 보유한 유통주식 약 23만주(지분율 21.1%) 전부를 태광산업이 자사주로 매입해 소각하라는 내용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자본시장의 규칙을 무시하고, 이호진 전 회장 등 지배주주의 상속세 절감을 위해 고의로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근거로는 처참한 밸류에이션 지표가 제시됐다.

현재 태광산업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은 0.2배 수준으로 코스피 상장사 827개 사 중 816위, 전체 상장사 2,522개 사 중 2,478위로 최하위권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보유한 4조 원 규모의 알짜 부동산 가치까지 반영할 경우 실질 PBR은 0.17배, 유형자산 시가까지 더하면 0.08배까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트러스톤은 태광그룹이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차별하며 고의적으로 상장사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증거로 '배당성향'을 들었다.

공개서한에 따르면 태광산업을 포함한 그룹 내 상장 계열사 3곳(태광산업·대한화섬·흥국화재)의 지난 10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1.3%에 불과하다. 태광산업은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 총액이 연간 4억 원 수준에 그친다.

반면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지분을 대거 보유한 흥국생명, 흥국증권 등 비상장 계열사의 배당성향은 33%에 달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낮은 배당성향은 경영 판단이 아닌 상속세 절감을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그룹 차원의 고의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트러스톤은 또 태광산업이 보유한 막대한 부동산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된 점도 질타했다.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부지(약 1조1천억 원 가치), 장충동 본사 부지, 부산 구서동 부지 등 약 4조 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기서 나오는 임대 수익률은 연 0.8% 수준이다.

트러스톤은 서한에서 ▲성수동 힙플레이스 한복판에 있는 4천평 규모 부지가 창고로 방치된 점 ▲서울 사대문 안 핵심 입지인 장충동 본사 부지 3천평이 1980년부터 주차장으로만 쓰이는 점 ▲부산 구서동 1만5천 평 공장 부지가 개발 없이 버려진 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비영업용 자산의 즉각적인 매각이나 개발을 요구했다.

만약 태광산업이 상장 폐지를 거부하고 상장 유지를 택한다면 트러스톤은 고강도 경영 쇄신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지난해 6월 태광산업 이사회가 상법 개정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자사주 전량에 대한 교환사채(EB) 발행을 시도했던 사건을 거론하며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트러스톤은 '공정경제 3법'의 초석을 다진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채이배 전 국회의원과 트러스톤 소속 윤상녕 변호사를 분리선출 독립이사(감사위원) 후보로 주주제안했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거나 선임독립이사 제도를 도입해 경영진을 견제할 것 ▲20년 넘게 보유 중인 자사주 24.4% 중 20%를 즉시 소각할 것 ▲유동성 공급을 위해 주식을 1대 50으로 액면분할 할 것 ▲구체적인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할 것 등을 요구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측에 오는 3월 11일까지 전향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모아 표 대결에 나설 계획이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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