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를 겨냥한 강도 높은 압박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대응 수단이 세금에서 대출로 확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망국적 부동산' 병폐를 해소하고 정상화의 길로 가겠다는 강력한 정책 의지와 원칙적 대응의 목소리는 유지되고 있으나, 다주택자가 보유한 비거주용 주택을 내놓게 하는 수단이 점점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엑스(X·구 트위터)에 다주택자의 기존 주택담보대출 만기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투자·투기 목적의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그들에게만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할까요?"라고 반문하며 다주택자 대상 대출 규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의 공정성을 화두로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이 대통령의 '부동산 SNS' 메시지는 '집값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천명하며 기존의 문제의식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출발했다.
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가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자산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인식을 강조하며 세제를 통한 보유 부담을 강화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주를 이뤘다.
이 단계에서는 보유세와 양도세 등 '세금'을 통한 압박이 핵심 축이었다.
다주택 보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강조하며 세제 강화의 정당성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 이 대통령은 오는 5월 9일 예정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확실히 못박으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해 시장에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
다주택을 정리할 기회를 이미 여러 차례 제공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보유를 지속하는 행태를 '버티기 전략'이라며 시장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문제 의식을 전면으로 드러냈다.
이를두고 부동산 시장에선 사실상의 '구두 개입'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6·3 지방선거 이후 예정된 세제개편을 앞두고 시장을 차분히 관리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번주 들어 이 대통령은 세금을 넘어 거래, 대출로 정책 수단의 범위를 확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며 실거주가 아닌 자산 증식을 위한 주택 매수 거래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과 보유세 강화 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8일에는 "한 사람이 수백채씩 집을 사 모으도록 허용하면 수만채 집을 지어 공급한들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라며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전월세 등 주택 물량을 공급하도록 놔두는 게 바람직한지 문제를 제기했다.
임대사업 허용이 다주택자들이 시중에 풀리는 주택 물량을 흡수하면서 사실상 무주택자들의 주택 매입 기회를 차단하고,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도 무력화하는 시도로 활용되는데 대한 강한 문제 의식을 드러낸 셈이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공정성 문제로까지 확장됐다.
실거주 중심으로 주택을 보유한 이들과 달리 다주택을 유지하는 것이 사회적 형평성에 부합하는지 되묻는 내용도 포함됐다.
부동산 정책을 단순한 시장 관리 차원이 아니라 규칙과 질서의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도 보다 선명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의 연장 문제를 공정성 관점에서 접근한 것은 다주택 보유를 가능하게 하는 금융 여건 자체를 정책 논의 대상으로 올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압박 기조가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세제 개편을 통한 세금 부담 강화는 장기적 부담이지만, 대출 규제는 다주택자들이 매월 원리금 상환을 통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현실 변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출 규제의 경우 세제보다 시장 파급력이 큰 데다, 금융 안정과도 맞물린 사안이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수단이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대출 규제 강화를 시사한 것은 부동산 문제를 공정성과 질서의 문제로 규정하려는 의도가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대통령은 재차 엑스에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가 있고, 국민적 지지가 확보된다면 규제와 세제, 공급과 수요 조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부동산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은 다주택 보유를 지속하는 행태가 시장 안정 노력에 대한 '무임승차'라고 보는 것"이라며 "세금을 넘어 거래, 대출까지 다주택자가 누리는 각종 제도적 완충 장치를 공론화 하는 것은 부동산 문제를 경제 논쟁이 아니라 공정성의 문제로 끌어올린 새로운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2.12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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