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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이례적인 '금리 레벨 타깃팅'…뭘 노린걸까

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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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올해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국고채 금리에서 시작된 금리 상승 흐름이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흐름을 보이자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향후 당국의 대응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은이 금리 레벨을 콕 집어 과도한 상승이라고 언급한 점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금리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한 상황이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금리인상 전망을 바탕으로 가격이 형성되고, 그에 따른 시장 변동성 또한 확산하고 있는 데 이를 제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일본의 집권 자민당 압승과 그에 따른 확대 재정정책 실현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장기금리가 우상향 하는 추세속에서 국내 채권시장은 이에 연동하는 동시에 수급 부담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다.

국채당국과 통화당국 입장에서는 대내외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펀더멘털 대비 금리 수준이 과도하게 올라설 경우 기업과 가계의 부담은 물론 경기회복과 민생 및 소비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일단 끊고 가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재정경제부와 한은은 최근 금리 흐름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가 13일 이창용 한은 총재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장점검회의에서 "국고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전날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해 "최근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며 "지금 기준금리가 2.5%인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를 상회 중이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금 경기나 물가 수준이 한은 물가 목표나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처럼 올라가 있는 것은 다소 과도한 면이 있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지금 시장에 일정 부분 쏠림이 있다고 보고 높은 금리가 지속됐을 경우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를 표한 것이다.

한은의 이례적 구두개입 하루 뒤 부총리까지 나서 채권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힘을 보태는 발언을 한 것으로, 과도한 금리 상승에 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과도한 약세심리와 수급 불안을 누그러뜨리고 2주 뒤로 다가온 금통위에서 새로운 메시지를 낼 때까지 시장에 안도감을 주는 방법으로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채당국과 통화당국은 또 한 목소리로 "대응 방향도 논의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민평 기준 지난 9일 3.269%까지 올라 2024년 6월 13일(3.2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같은 날 국고 10년물 금리는 3.761%, 30년물 금리는 3.648%까지 오르며 일제히 신고점을 찍었다.

지난 9일을 기점으로 단기 고점을 찍고 금리가 다소 꺾이긴 했지만, 연초 이후 가파른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해당 발언이 전해진 직후 국고 3년물 금리는 5bp까지 밀리며 강세를 연출했다. 장 초반 미국의 깜짝 고용 증가 소식에 약세로 출발했던 것에서 강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같은 시장 흐름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시장 참가자들 역시 지금이 과도하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까"라고 평가했다.

그는 "레벨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하는 편인데 속도가 너무 빠르고 지나치게 빨리 올라가는 데 대한 우려가 섞였다"면서 "아울러 미 정책 기조와의 괴리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과도하다고도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적자 국채 걱정을 많이 하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법인세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추경시기나 규모에 달려있겠지만 무조건 적자국채 발행하는 건 아니고 추경한다고 해서 다 물량으로 나오는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적절한 시기에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금리 상단이 제약될 수 있다고 봤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작년 대비해서 금리가 100bp 올랐는데 과도하게 오른 것에 대한 안정화 조치라고 본다"면서 "금리가 올라가면 내수가 빠르게 위축되는 부작용이 있고, 국고금리 뿐만 아니라 크레디트 금리가 많이 올라간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외국인 투자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면서 "한은이 컨트롤하겠다는 뉘앙스를 시장에 주면 외인이나 기관들의 매수를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이어 금통위까지도 금리가 하향 안정되지 않는다면 전날 나온 것과 비슷한 '과도한 금리 수준'이라는 평가가 다시 한은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에서 발언이 나온 덕분에 지금부터는 하방 압력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국고 3년 기준 3% 초반까지는 강세 시도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번 주에 금리 고점 형성 인식이 있다고 생각한 데다 전날까지 매수를 해야 연휴 이자수익이 떨어졌던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롱심리를 자극하는 뉴스가 발현되자 와르르 매수가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는 메시지였지만 시장에 필요한 메시지이기도 했다"면서 "롱 재료를 찾는 와중에 시장이 강하게 반영한 측면이 있고 이번 발언을 계기로 금리가 조금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고 3년물 금리 일별추이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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