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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경쟁] 선공 나선 삼성전자…HBM4로 판 뒤집나

2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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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가 마침내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차세대 규격인 HBM4의 양산 출하를 공식화하며 선제 타격에 나선 것이다. 시장은 삼성의 이번 행보가 SK하이닉스[000660]가 장악한 공급망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HBM4 양산 출하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샘플 넘어 실전으로"…삼성, HBM4 공급 가시화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HBM 6세대 제품인 HBM4의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이는 시연이나 샘플 공급 단계를 넘어 실제 상업적 공급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HBM4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HBM3·HBM3E 시장에서 뒤처진 점유율을 차세대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 초기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기준을 상회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을 선제 도입했으며, 별도 재설계 없이 양산 초기부터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HBM3E 중심 시장 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올해 HBM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58% 성장한 546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HBM 출하량의 약 3분의 2는 HBM3E가 차지하고, HBM4는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메모리 설계부터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조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커스텀 HBM'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출 기준 전세계 HBM 시장 점유율 동향

[출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 공고한 SK하이닉스 성벽…'수율'과 '신뢰'가 관건

삼성의 선제공격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시선은 신중하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에서의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가 57%, 삼성전자가 22%, 마이크론이 21%에 달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비트(메모리 용량) 기준 HBM 생산량 점유율은 지난해 SK하이닉스가 59%,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각 20%로 점쳐졌다. 올해에는 SK하이닉스의 비중이 50%로 떨어지고, 삼성이 28%, 마이크론이 22%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SK하이닉스의 수성이 견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HBM 시장에서 여전히 시장 점유율을 압도하는 HBM3E에서 SK하이닉스가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기존 공급망 체계의 '잠금 효과(Lock-in)'도 변수다. HBM4는 적층 단수 증가와 TSV(실리콘관통전극) 공정 고도화로 수율 관리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공급 물량을 선제 확보하더라도 안정적 수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 악화와 납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HBM4에 진입하는 모든 업체가 직면한 과제다.

글로벌 HBM 비트 기준 생산량 점유율

[출처: 트렌드포스]

◇ 마이크론 가세한 3파전…하반기 '수주 전쟁' 분수령

미국 마이크론 역시 HBM4 양산 대열에 합류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엔비디아 등 수요처 입장에서는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협상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는 점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는 기회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를 HBM4 주도권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AI GPU의 양산 일정과 맞물려 삼성전자가 대규모 수주 물량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엔비디아의 HBM4 물량 중 3분의 2를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이 작년보다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1c D램과 4나노 공정을 적용한 HBM4 성능이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4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이번 '선제공격'이 판을 뒤집는 한 수가 될지, 아니면 추격자의 선언에 그칠지는 곧 공개될 주요 고객사의 주문서가 증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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