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2015년 6월, KCC[002380]는 자기자본의 10%가 넘는 거액 6천700억원을 들여 옛 삼성물산 주식 5.76%를 사들였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전량을 인수하는 거래였다.
그보다 한 달 전 발표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 진영이 강하게 충돌하던 때였다. 이 와중에 KCC가 삼성의 백기사로 등장했다. 삼성물산은 KCC에 자기주식을 처분한 목적이 "합병 가결 추진 및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공시했다. 이 거래를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가 문제가 되자 법원은 KCC가 삼성물산에 먼저 접근했다고 판단했다.
2015년 7월, 두 회사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이 통과됐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삼성물산[028260]으로 바꿨다. KCC가 기존부터 가지고 있던 제일모직 주식 1천375만주와 6월 새로 취득한 삼성물산 주식 931만주는 '뉴 삼성물산' 주식 1천701만주가 됐다.
이후 11년 동안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수는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팔지도, 사지도 않았다. 최근 3년 삼성물산의 자기주식 소각으로 지분율은 8.97%에서 10.01%까지 늘었다.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주주가 등장했다. KCC 지분 1.87%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11일 배포한 주주서한에서 KCC의 삼성물산 지분 가치(10일 기준 약 5조4천억원)가 시가총액(약 4조3천억원)을 웃돈다면서 이처럼 과도하게 비핵심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회사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트러스톤은 대안으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이나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한 삼성물산 주식 유동화를 제안했다. 우량 자산인 삼성물산 주식을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해 고금리 차입금을 상환하면 연간 2천억원의 이자비용 절감이 기대된다면서다. KCC 작년 영업이익(4천276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과연 KCC는 삼성물산 주식을 팔 수 있을까. 그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물산은 국내 최대 기업집단 삼성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최대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특수관계인(36.33%)이다. 지배력이 공고하다고 볼 수 있지만, 10%나 되는 지분의 향방에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자연히 KCC도 삼성물산 주식을 보는 심정이 복잡할 것이다.
KCC 입장에서는 11년 전 '동료 재벌'의 백기사로 나선 결정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효율적 자본배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됐다.
KCC 일반주주들은 다른 회사 주주가 아닌, KCC 주주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회사의 결단을 바라고 있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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