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국의 이번 조치를 지정학적 이슈로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15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이 자국 은행들에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도록 지시하면서, 달러 자산을 파는 이른바 '셀아메리카'에 대해 새로운 논쟁이 일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를 지정학적 이벤트로 확장 해석하는 데 대해 경계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정이 최근 몇 년간 어려움을 겪은 중국이 경제 안정을 되찾고, 미국 시장 변동성에 대해 헤지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세서의 주장은 이번 중국의 조치가 미국 국채의 변동성이나 위험과 관련돼 있고, 달러 중심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정면 비판이 아니라는 중국 규제당국의 입장과 상통한다.
세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의 통화 관리와 연계된 자금 흐름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정부 기관들이 위안화 절상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매달 500억 달러 이상을 시장에서 매입한다면, 미 국채시장을 대체할 만한 좋은 대안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토 연구소의 자이 케디아 이코노미스트도 투자자들이 중국의 결정을 지정학적 사건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이 미국 국채 매각을 계속할 것으로는 예상하지만, 미국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케디아는 "사람들은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그 규모는 미국 시장을 붕괴시키거나 할 만큼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국채 매도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중국 측 조치가 지난 1년간 시장을 휩쓴 광범위한 지정학적 갈등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현재까지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번 조치가 향후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낳을지 우려를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즈먼드 래크먼 선임 연구원은 특히 다른 국가들 또한 이미 달러 표시 자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래크먼은 "미국은 외국인들이 계속해서 미국 국채를 매입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매도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미국이 가장 피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재 미국 국채 발행 잔액의 약 30%를 보유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채권 매입이 줄어들면 미 채권시장과 달러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리치안 렌 이사도 이번 중국의 조치에 대해 "주로 지정학적 요인에 기인하고, 재정적 요인은 부차적"이라고 강조했다.
렌은 "일본이나 대만 해협과 관련된 잠재적인 지역 분쟁에 대한 중국의 대비가 미국에 대한 금융 의존도를 줄이려는 동기를 강화하고 있다"며 "미중이 불균형 상태를 해소하기 전까지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순매수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 유출이 미 워싱턴, 특히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보내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이 최근 금 가격 변동성을 중국과 연관시킨 데 따른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다.
애틀랜틱카운슬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정되든 장기적인 궤적은 더욱 분명하다"며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의 야심은 계속될 것이고, 중국 정부는 가능한 모든 곳에서 미국과 달러에 부담을 주는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mjlee@yna.co.kr
이민재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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