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채권시장 약세 재료로 평가되던 반도체 호황이 최근 강세 재료로 변모해 눈길을 끈다.
반도체 제조사의 여유자금이 채권시장에 대거 유입된 데다 반도체 실적 개선에 늘어난 정부 세수가 향후 추가 경정 예산으로 쓰일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어서다.
1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약 1조원의 여유자금을 채권시장에서 집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투자 형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통상 대기업들은 증권사에 신탁 형태로 자금을 굴리는 경우가 많다.
두세 곳의 대형 증권사에 각각 수천억 원 규모의 채권 투자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물의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어 시장이 약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자금 집행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크게 강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추가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유입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금융상품으로 분류된 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3조3천여억원으로, 지난 2024년 말 2조3천800여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지난해 47조2천여억원 영업이익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채권시장에서 굴리는 여유자금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자금 유입이 이걸로 끝이 아닐 것으로 본다"며 "올해 실적이 역대급인 것을 고려하면 여유 자금이 더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의 역대급 실적에 정부 세수가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채권시장 강세 재료로 볼 수 있다.
향후 추경에 적자국채 발행이 증가할 것이란 경계감이 선반영된 상황인데, 세수 증가 흐름이 확인될 경우 선반영했던 우려가 완화할 것이란 이야기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주가 상승도 채권시장 우호적 요인이다.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주식 거래가 크게 늘었는데, 이는 증권거래세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 41조원, 코스닥 시장 21조3천억원으로, 전월보다 각각 116.9%, 52.1% 늘었다.
올해 1월부터 코스피, 코스닥 증권거래세율이 0.05%포인트(p)씩 상향된 점을 고려하면 세수 증대 효과는 더 커진다.
다른 채권시장 참가자는 "대통령이 '추경' 단어를 꺼낼 때마다 30년 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채권시장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인데 이를 일부 되돌릴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분기 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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