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부는 '세금을 나중에 더 많이 매길 거니까, 너 지금 파는 게 더 유리할 거야'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A은행 CRO)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언하자 정부 부처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지난 12일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유예 조치를 현재 예정된 일몰 기한인 2026년 5월 9일 종료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국토부는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 방침에 따라 최근 통계상 매물이 구별로 1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남 3구 중 송파구는 매물이 20% 정도 늘었다.
이번 조치로 주택 매물이 잇따를 것으로 보이자 시중은행 최고리스크담당자(CRO)들은 은행 리스크 측면에서 셈법이 복잡해진 모습이다.
만약 은행이 대출을 내준 물건이 안 팔리면, 추후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는 중과 가산세를 내게 된다.
이에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의 상환 능력이 저하되는 시나리오가 우려된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특정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10~15% 이상 급락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측면에서 리스크 재산정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은행권 한 CRO는 "특정 지역에 급매가 쏟아지면 LTV 상승분에 대한 경계심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신규 대출이 나갔을 때는 LTV를 몇 퍼센트(%) 기준으로 할지 정하는 등 주담대 전략을 지점별로 다르게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주택 가격 하락이 다르게 나타나면 지점별로 주담대 LTV 전략을 다르게 대응하도록 주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대로 5월 9일 이후 양도세 중과로 매물 잠김이 나타나면 거래절벽에 따라 담보리스크를 재산정할 수 있단 시선도 있다.
과거 정부가 여러 주택공급 정책을 폈어도 아파트값은 크게 잡히진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서울 다주택자가 지닌 4만여 채가 매물로 풀려도 공급 측면에서 시장에 우려가 나오는 것은 '기우'에 가깝다는 시선도 있다.
다른 은행 CRO는 "주택 버블이 안정화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정책적으로도 성공한 것이고, 은행 리스크 측면에서 살펴볼 것도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이번 조치가 끝이 아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느냐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부동산에 추가 세제 조치 등을 내놓는다면 가격 하락 매물이 나오며 집값 상승세가 잡힐 수 있단 분석이다.
은행 CRO는 "이번 조치가 첫 번째는 아닐 것이고 순차적으로 보유세가 올라간다든지 조치가 따라올 것"이라며 "정책에 따라 어느 정도로 물량이 나올 것인지 추이를 보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선 증여를 택하거나 세입자들한테 전세가를 올려 가격을 전가하는 현상이 오히려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양도세를 80%가량 내야 한다면 전세가를 올려서 추후 납부해야 하는 양도세에 대한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전세가율이 오르며 전세 시장이 축소되고 월세나 반전세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레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이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은행 CRO는 "아파트 가격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전셋값이 올라 갭이 좁아지는 상황으로, 보유세 상승이 세입자한테 전가되는 시나리오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부 한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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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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