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배당 14.3% 확대…'배당성향 25% 이상' 유력
삼성·LG '고배당 상장사' 인증 잇따르는데…조용한 SK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SK그룹의 지주사 SK㈜의 지난해 결산 배당 공시에는 예년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이사회가 배당금을 책정할 때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를 고려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말은 아직 최종 실적을 결산하지 않은 SK㈜가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회사가 배당성향을 유추할 수 있는 '힌트'를 흘린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SK㈜가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불붙은 '주주환원'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이같이 조치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오는 3월 결산을 모두 마친 뒤 배당성향을 계산해 고배당 기업으로 홍보하기엔 다소 늦은 감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SK]
◇지주사 SK㈜, 최종 결산 아직…배당성향 공개 못해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2025년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6천500원(우선주 6천550원)을 책정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3천581억원으로, 오는 4월 1일이 배당 기준일이다. 이날 SK㈜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그에 앞서 다음 달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한다.
이를 반영한 2025년 연간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8천원, 우선주는 8천50원이다. 배당금 총액은 4천407억원으로 산출된다. SK㈜는 이미 작년 8월 중간배당으로 주당 1천500원을 지급 완료했다.
다만 배당성향 등은 알 수 없다. SK㈜가 아직 지난해 연간 결산을 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SK㈜는 그룹 지주사로서 계열사들의 영업실적 등이 모두 확정된 뒤 내용을 종합해 가장 마지막으로 결산한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어느정도 숫자가 나왔지만, 이를 외부에 알릴 수는 없다.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 같은 사업회사와 달리 따로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다. 배당성향은 통상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에서 배당총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계산해 실적 집계가 완료된 후에야 산출할 수 있다.
여기서 SK㈜의 고민이 시작됐다. '말 못하는' 배당성향이 고배당 기업 여부를 판가름 짓는 핵심 기준이기 때문이다. 설령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도 지금 단계에선 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처지다.
◇'고배당 기업' 자랑하는 경쟁사 사이…조용한 SK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최근 기업들은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에 발맞춰 줄줄이 고배당 기업을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SK그룹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은 이번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009150], 삼성SDS[018260], 삼성E&A[028050] 등이 일제히 배당 확대를 발표, 고배당 기업 행렬에 합류했다.
삼성생명[032830]과 삼성화재[000810], 삼성증권[016360], 삼성카드[029780], 제일기획[030000], 에스원[012750] 등 다른 상장사들은 이미 요건을 만족하고 있다.
LG그룹도 비슷하다. 순수 지주사인 ㈜LG[003550]를 시작으로 LG전자[066570]와 LG화학[051910], LG유플러스[032640], LG CNS, HSAD 등이 고배당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LG전자는 배당 확대와 함께 1천억원 규모의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 매입·소각도 실시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SK는 유달리 조용하다. 대표 계열사인 SK하이닉스[000660]가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년 대비 배당금을 대폭 키웠지만, 고배당 기업 기준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이 43조원에 육박한 데 반해 배당총액은 2조원 남짓으로 배당성향이 5%가 채 되지 않는다.
◇'주주가치 제고' 힘주는 정부…SK㈜, 배당성향 25% 이상 추정
다른 그룹들이 대대적으로 '고배당 기업' 요건 충족을 자랑하고 있는 상황에서 SK그룹 차원의 고민이 깊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정부의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에 부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우려도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부는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더욱 관심을 갖고 투자를 확대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세법을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고배당 기업' 주주들은 해당 기업에서 받는 배당소득에 대해 일반 종합소득세율(최고세율 45%)보다 낮은 세율(최고세율 30%)을 적용받게 된다. 사실상 기업이 주주들의 세제 혜택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고배당 상장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현금 배당이 전년보다 줄지 않아야 한다. 또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액이 10% 이상 증가해야 한다.
SK㈜의 경우 전년 대비 배당을 14.3% 늘린 만큼, 후자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지난해 배당성향이 25% 이상을 기록했을 걸로 예상된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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