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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亞통화] 휘발성 커진 엔화의 방향은

2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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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일본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엔화의 높은 변동성이 원화를 압박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과 달러-원 환율 간 동조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향후 달러-원의 흐름이 주목된다.

17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달러-원 환율은 전반적으로 달러-엔 환율에 발맞춰 등락 중이다.

특히 연초부터 '레이트 체크(rate check)' 소동과 중의원 선거 후 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이 맞물리면서 엔화와 원화가 함께 출렁이는 양상이다.

◇1월 '레이트 체크' 소동…일주일간 60원 넘게 급락

엔화는 연초 160엔선을 위협하며 일본 당국과 시장의 경계감을 키웠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금융완화·재정확대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고, 이에 엔화가 약세 압력을 받은 여파다.

앞서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측에 엔화의 일방적인 가치 하락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전달했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이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달 16일에는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달러-엔은 160엔선 아래에서 '엔저' 흐름을 이어갔고, 달러-원은 1,470~1,480원대에서 추가 상승을 재차 시도했다. 지난달 21일에는 1,481.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통상 레이트 체크는 외환시장 개입 전단계로 여겨지는 만큼 달러-엔과 달러-원은 동반 급락했다.

지난달 28일 가타야마 재무상이 "필요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히자 달러-원 환율은 한때 1,420.00원까지 밀리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일주일(1월 21~28일) 새 60원 넘게 하락한 셈이다.

이후 베선트 장관이 CNBC 인터뷰에서 엔화 강세를 위한 시장 개입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달러-원과 달러-엔은 일시적으로 급반등했다.

다만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과 중의원 선거(조기 총선) 결과를 소화하며 차츰 하향 안정되는 모습이다.

이달 9일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앞으로도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시장과의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12일에는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이 "외환시장을 고도의 경계심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달러-엔은 한때 152엔대 초반까지 밀렸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1월 달러-엔 관련 레이트 체크를 미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구두개입 잦았으나 실개입은 '제로'

다만, 눈에 띄는 점은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 빈도는 높았으나 실제 개입은 없었다는 것이다.

재무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1월 28일까지 실개입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1월 23~27일 달러-엔이 연속 급락했을 시기에도 구두개입만 단행했을 뿐, 일본 당국은 실제 달러 매도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일부 해외 외환분석가들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통화 약세에 대한 일시적 속도 조절 수단에 불과하며, 추세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선거 이후 책임 있는 재정 정책을 강조한 점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도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선거를 앞두고 쌓였던 엔화 매도·달러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단기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달러-엔 환율이 하락한 것은 과열된 포지션이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구두개입성 발언이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日당국, '엔저' 용인 어려워…하향 안정화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연휴가 지난 뒤에도 달러-엔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지만, 큰 폭으로 내리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달러-원 환율도 1,400원대 초반까지 레벨을 차츰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외국계은행 딜러는 "큰 흐름으로 보면, 일본 조기총선 이전에 달러 매수 수요가 워낙 많았기에 달러-엔이 선반영으로 올랐다"면서 "선거 이후에는 청산이 이뤄지면서 달러-엔이 다시 내려온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지션은 이제 거의 비워졌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미국 지표들에서 둔화 조짐 나타나며 달러-엔 하방 재료로 쓰인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추가 하방은 가능할 수 있겠지만, 최근 보였던 강력한 매수세는 사그라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다카이치 정부의 재정 확대 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의 엔화 약세 경계,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 등으로 엔화는 중의원 선거 전보다 약 2.7% 절상됐다"며 "정부지출 확대는 엔화의 중기적 평가 절하 요인이지만,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를 용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경제부양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당분간 달러-엔이 하향 안정되고, 원화의 동반 강세를 유도할 수 있다"며 분기별 달러-원 환율을 1분기 1,450원, 2분기 1,420원, 3분기 1,400원, 4분기 1,410원 내외로 전망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재정 확대 기조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방향이 엇갈리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B은행 외환딜러는 "엔화는 상하단이 모두 열려 있지만, 당국이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내고 있어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BOJ가 결국 금리 인상을 지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관련 재료들이 혼재되면서 원화도 이에 동조화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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