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달러-대만달러 동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최근 대만달러화가 꾸준히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 프록시(대체) 통화로 여겨지는 원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해 5월 연휴 기간 대만달러화 급등에 원화가 동반 상승한 바 있어 두 통화가 또다시 연동된 움직임을 나타낼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작년 7월 저점을 찍고 줄곧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초 28.80대만달러 수준이었던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지속 상승해 최근 31.50대만달러 안팎을 맴돌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가 늘고 8%대 고성장세가 나타났지만, 이런 펀더멘털과 달리 대만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대만달러화가 내리막을 걷는 배경으로 미국과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 및 대미 투자, 증권자금 유출이 거론된다.
대만은 미국과 장기간 협상 끝에 2천500억달러 규모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대만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주식, 채권을 가리지 않고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외국인의 대만 주식 및 채권 투자는 둔화하는 양상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펼쳐진 원화 약세 흐름의 원인과 상당히 유사하다.
한국은 미국에 3천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고, 내국인의 미국 주식 투자는 매달 수십억달러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코스피 고공 행진에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는 모습도 관찰된다.
한국과 다른 점은 대만 생명보험사들이 달러화 선물환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대만달러화가 약세 압력을 받는 부분이다.
지난해 12월 대만 규제당국이 생보사 외화자산에 대한 환차손이 과다하게 인식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규정을 변경하면서 환 헤지 필요성이 감소했고 이는 달러화 매도 포지션 청산을 촉발했다.
앞서 작년 5월 대만달러화와 원화가 동반 강세를 보인 데는 달러화 약세를 대비한 환 헤지, 그 과정에서 원화를 대체 용도로 활용하는 움직임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난해 사례와 반대로 환 헤지 필요성이 줄어든 데 따른 포지션 청산, 즉 달러화 선물환 매수가 대만달러화 약세를 유발하는 모양새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대만의 대미 투자 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생보사의 환 헤지 청산이 지속되는 한 대만의 반도체 수출이 순항하더라도 대만달러화는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이상원 외환분석부장·장수창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만 대미 투자의 경우 전체 외환 수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대만 수출업체 등이 외환거래에서 구조적 변화를 야기해 대만달러화의 잠재적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글로벌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대만달러화 강세 기대가 크지 않다"면서 "대만 생보사들이 당분간 환 헤지 포지션을 추가로 축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는 대만 생보사들의 추가 환 헤지 포지션 청산 여력이 최대 9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만 생보사 환 헤지 포지션의 일부는 대만달러화와 환율 흐름이 유사한 통화에 대한 프록시 헤지로 구성돼 있다"며 "환 헤지 포지션 추가 청산 과정에서 주변국 통화로도 변동성이 파급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5월 원화와 대만달러화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면 향후에는 동반 약세를 보이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대만 보험사들의 움직임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분위기다.
당장 원화에 파장을 미칠 이벤트가 발생할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미 일부 포지션을 되돌렸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대만 생보사들이 이제 원화를 활용한 프록시 헤지는 거의 하지 않는다"며 "작년 말 환 헤지 규율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생보사의 환 헤지 포지션 청산 가능성에 대해 "지난해 상당 부분을 손절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B외국계은행 딜러는 "최근 대만 생보사는 조용한 것 같다"면서 "시장에서 회자하지 않고 있다. 현재 큰 수급 주체인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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