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한계 느낀 기업들…'빅블러'시대 M&A 문법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2026년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키워드는 '피봇팅(Pivoting)'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과거 기업들이 몸집을 불리기 위해 동종 업종 내 기업을 인수하던 '볼트온(Bolt-on)' 전략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업종의 껍질을 벗어던지는 '산업 전환형' M&A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기존 사업 외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피봇팅 딜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석유화학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태광그룹의 애경산업 인수 추진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화학 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태광은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춘 'K-뷰티 및 생활용품'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는 기존 사업과의 직접적인 시너지를 찾기 힘든 파격적인 행보지만, 경기 변동성이 큰 장치 산업에서 견고한 B2C 소비재 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옮겨 기업의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아워홈 인수 시도 역시 맥을 같이 한다. 한화는 호텔과 레저라는 '공간 중심 사업'에 아워홈의 식자재 유통 및 급식 역량을 결합한다.
단순한 서비스업을 넘어선 '라이프스타일 테크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자 추진된 대표적인 딜이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맞춘 케어푸드와 실버타운 식단 관리 시장 선점은 한화가 그리는 미래 피봇팅의 핵심 축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대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견 건설사들이 폐기물 처리나 에너지 기업을 사들이고, 전통 유통 강자들이 로봇 물류 스타트업을 품는 '빅블러(Big Blur)' 딜은 2026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과거 M&A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성장의 수단이었다면 최근 M&A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자 하는 노력에서 이뤄졌다"면서 "이질적인 업종 간의 결합은 기업 문화 충돌과 화학적 결합(PMI) 실패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변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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