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과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설 연휴 이후 정부가 이른바 '벚꽃 추경'을 위한 준비에 돌입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한 이 대통령의 언급에 더해 세수 실적 흐름마저 반등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민생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을 추경 편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추경 편성 가능성에 "현재로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없다"며 "대통령의 언급은 원론적인 수준의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결국엔 벚꽃 추경'이라는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정부의 체납관리단 인력 확충을 언급하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올해 내내 (추경을) 안할 건 아니고"라며 다방면에서 예산 지원 필요성이 검토돼야 함을 시사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추경 관련 발언은 지난해 12월 국회가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킨 직후부터 꾸준히 나왔다.
당시에도 이 대통령은 국세청 업무보고에서 대규모 체납관리단 구성을 지시하며 '추경을 통해서라도 인력을 증원하라'고 지시했고, 지난달 15일에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재정적 지원 확대를 위한 추경 가능성을 꺼냈다.
이후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원론적 차원'이라며 진화에 나섰고, 이 대통령 역시 "몇십조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추경은 안 한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과 국내 증시 활황 등으로 세수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추경 가능성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실제로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세 수입은 373조9천억원으로 정부가 제시한 수정 목표치보다 1조8천억원 더 걷혔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은 법인세, 취업자 수 확대와 임금 상승에 따른 근로소득세, 늘어난 서학개미를 주축으로 한 해외 주식투자 열품이 가져온 양도소득세가 늘어난 세수의 기반이 됐다.
정부는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 추경 재원이 전년도 세수 중 쓰지 않고 남은 돈과 해당연도 세수 증가분이 주축이 됨을 고려하면 추경을 위한 재원은 어느 정도 마련될 것이란 얘기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올해 세수 전망만 고려하면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5~6조원 수준은 가능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정부가 현 시점에 추경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새해 들어 '민생 회복'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경기 대응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
특히 물가 부담과 체감 경기 악화를 언급하면서 "민생 안정에 필요한 재정 투입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여러 차례 내놨다.
시장은 이를 초과 세수를 활용한 경기 보강 논의가 이미 정책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치권에서조차 이런 흐름을 두고 현실적인 '벚꽃 추경' 가능성을 거론한다.
4월 전후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 통과를 거친 뒤 2분기 내 집행하는 시나리오다.
6월 초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민생 체감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 카드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미 시장에서는 적정 추경 규모로 10조~15조 원을 내다보고 있다.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라면 재정건전성 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는 규모라는 판단에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과거처럼 대규모 국채 발행을 동반한 확장 재정보다는, 세입 여력을 활용한 선별형 추경에 가깝지 않겠느냐"며 "지방선거 일정과 여대야소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가 부인하더라도 추경이 평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명분 역시 비교적 분명하다.
최근 경제 흐름은 업종·계층별로 엇갈리는 'K자형 성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와 일부 수출 산업은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고물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서민 생활 안정 대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달 30일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최근의 'K자형 성장'으로 대표되는 양극화를 우려했는가 하면, 지난 12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충북 충주 무학시장을 방문한 것을 거론하며 체감 서민 경기 부진과 물가 걱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추경이 현실화할 경우 취약계층 지원 확대와 소상공인 지원, 생활물가 안정 대책 등이 주된 재원 투입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 등 이른바 'K-컬처'와 행정 통합 등 지역 균형발전 관련 사업 역시 정책 명분과 맞물려 지원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여당 관계자는 "추경을 지선용 카드로 쓰지 않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선거가 아니더라도 추경에 대한 니즈는 있다"며 "시기의 문제일 뿐 연내 진행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1일 충북 충주 무학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2.11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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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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