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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모저모] 간신히 걷던 로봇이 핵 시설까지…BD의 '격세지감' 10년

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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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0년 전 북미권 인터넷을 달궜던 영상 중 하나는 로봇이 넘어지는 장면을 모은 것이었다.

2족·4족 보행 로봇이 걷다가 힘없이 쓰러지고, 넘어지고, 구르는 장면을 한데 모은 영상은 웃음을 자아내는 밈(meme)으로 탄생했다.

영상 속에서 수십번 균형을 잃는 로봇. 주인공은 현대차[005380] 투자자라면 익숙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그리고 지금은 은퇴한 로봇 빅독이었다.

2010년대 넘어지는 보스턴다이내믹스 빅독

[출처: 유튜브 캡쳐]

당시의 또 다른 장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로봇을 학대한 모든 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수백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걷는 로봇을 연구원이 발로 차 쓰러뜨리는 '훈련 영상'이 웃음거리가 됐다.

이런 영상들에 달렸던 댓글을 지금 보면 사뭇 흥미롭다. "수백만달러를 투입해 술에 취한 남자가 옮겨지는 장면을 재현했다"는 냉소부터 "미래에 이 영상은 비행기가 처음 나는 옛날 영화처럼 보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눈에 띈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은 넘어지지 않는 로봇을 보고 놀라지 않는다.

2026 CES에서 부품을 옮기는 아틀라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시간을 지난달로 돌려보자. 'CES 2026'에서 모습을 드러낸 아틀라스는 어설픔을 완전히 벗었다. 누운 자세에서 바닥을 디뎌 일어났고, 걸어 다니며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소음 문제로 은퇴한 빅독의 후배(?) 로봇 개 스팟이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칼군무'를 선보이게 됐다.

하지만 더 이상 관심은 '로봇이 얼마나 사람처럼 걷는지'에 머물지 않는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일꾼으로서의 로봇이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 최전선에 있는 스팟은 이미 수많은 기업의 사업장에 직접 투입되고 있다.

스팟이 영국 핵 해체 공기업 셀라필드의 현장을 순찰하는 모습

[출처: 셀라필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 방사능이 쏟아지는 영국의 원자력 시설 한가운데의 스팟이다. 영국에서 원자력 시설의 해체와 방사성 폐기물 관리를 담당하는 공기업 셀라필드는 스팟을 통해 로봇 기반 현장 점검 체계를 도입했다.

현장에 투입된 스팟은 사람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구역에서 데이터 수집과 원격 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핵 시설 환경에 맞춰 다양한 감지 센서와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단순 수집과 점검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스팟은 이 시설 내 방사선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료 채취(Swabbing)' 시험 작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보다 나아가 최근에는 스팟을 통해 작업자와 현장을 분리한 완전 원격 작업의 가능성도 확인됐다.

시선은 다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로 향한다. 시장은 지난달 아틀라스의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을 확인했고, 사람보다 정밀한 공정을 수행할 '꿈'을 봤다.

올해 현대차 주가 급등의 대부분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아틀라스의 몫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차가 단순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모빌리티·로보틱스 기업'으로 탈바꿈할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10년 전 비틀거리며 비웃음을 샀던 로봇은 이제 핵 시설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는 장비가 됐다. 전 세계 공장에 투입될 준비도 마쳤다. "로봇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현실이 되는 지금, 다음 10년은 어떤 변화가 다가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산업부 윤은별 기자)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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