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미국서 제도화, 韓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해 법적 기반 마련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국내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usiness Development Company) 도입이 약 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도입이 확정돼 내달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7일부터 BDC에 대한 효력이 공식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금융당국의 시행령·세부 규정에 따라 상품 인가와 운용이 가능해진다.
BDC는 일반 투자자가 상장 주식을 통해 비상장 중소·중견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장형 투자회사다. 1980년 미국에서 제도화됐다. 투자 자산의 상당 부분을 비상장기업이나 중소기업 대출·지분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배당하도록 하는 구조다.
공모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만, 운용은 전문 운용사가 맡는다는 점에서 사모펀드와 공모펀드의 중간 형태로 평가된다. 개인투자자는 증권시장에서 BDC 주식을 매수해 그동안 기관 중심이었던 모험자본 영역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BDC 도입 논의는 2018년 전후로 본격화됐다. 혁신기업에 대한 성장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개인의 모험자본 투자 통로를 넓히겠다는 취지였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상장형 BDC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투자 대상 범위, 차입 한도, 공모 규율, 이해 상충 방지 장치 등을 두고 업계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그러나 제도 설계에 대한 이견과 시장 상황 변화로 법안은 수년간 국회에서 계류됐다. 이후 벤처투자 시장이 급팽창과 급랭을 모두 경험하면서 자금 공급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결국 2025년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BDC 도입의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정책적으로 BDC 도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있다.
우선 국내 벤처·성장기업 자금 조달이 모태펀드와 기관 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기 변동이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자금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는 취약성이 드러났다.
개인투자자의 대체투자 수요는 늘고 있으나 접근 가능한 상품은 제한적이라는 문제도 있다. 상장 리츠(REITs)가 부동산 투자 통로를 제공했다면, BDC는 기업 성장자본 영역을 대중화하는 장치로 기대가 커지고 있다.
IPO 시장 둔화와 회수 지연으로 벤처캐피탈(VC)의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로운 자금 공급 축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다만 고위험 자산을 공모시장에 노출하는 만큼 투자자 보호 장치, 자산가치 평가의 투명성, 운용사와의 이해 상충 관리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결국 BDC는 단순히 새로운 투자 상품을 하나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모험자본을 누구의 자금으로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자본시장 구조 개편의 성격을 갖는다.
제도 설계와 시장 신뢰 확보 여부에 따라 혁신기업 자금조달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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