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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온 러브콜] 관세 전쟁이 바꾼 반도체 지형

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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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투자 확대 속 유럽·아시아 투자도 병행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되면서 반도체 투자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압박은 반도체 기업들로 하여금 특정 지역에 집중된 생산 구조의 리스크를 다시 점검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

트럼프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반도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자국 중심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기업 인텔은 오하이오와 애리조나에서 각각 280억달러(약 40조원), 20억달러(약 29조원)의 투자를 진행 중이며, 대만 TSMC는 애리조나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특히 TSMC는 지난해 1천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액을 1천650억달러로 확대해 미국 내 웨이퍼 공장 6개와 패키징 공장 2개, 연구개발센터 1곳을 지을 계획이다. 여기에 반도체 추가 증설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첨단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미국 내 투자 규모를 370억달러까지 확대했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천만달러를 투입,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들 투자의 공통점은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다. 이는 보조금 확보뿐 아니라 향후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기업들은 북미 내 생산능력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정부 조달 시장 접근성과 관세 면제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부지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관세 강화 기조에 대응해 유럽과 일본, 대만, 한국에서도 대규모 반도체 투자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에서는 대만 TSMC가 독일 드레스덴에 인피니언·보쉬·NXP와 합작 형태(ESMC)로 약 100억 유로 규모의 자동차용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는 2027년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도 2022년 유럽내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해 독일과 폴란드, 아일랜드 등에 투자를 발표했으나 자금 여력 등의 문제로 독일과 폴란드는 중단하고, 아일랜드에서만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시아의 말레이시아에서는 패키징 역량 확대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기존 베트남 공장에서는 후공정 물량을 결집시키는 등 공급망 재편에 나섰다.

일본은 규슈와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집적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 TSMC는 일본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구마모토에 약 86억 달러(1공장 기준) 규모의 팹을 완공했으며, 2024년 착공한 2공장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 규모는 2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 주도의 라피더스(Rapidus) 역시 2나노급 공정 상용화를 목표로 수조 엔 규모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아 홋카이도 치토세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그림2*

대만은 해외 분산 투자와 자국 내 첨단 공정 확대를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 투자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대만 타이난·가오슝에서도 첨단 공정 증설에 수백억 달러를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핵심 공정은 대만에 유지하되,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는 구조다.

일본 구마모토현 TSMC 공장을 운영하는 자회사 JASM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기업들도 분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국내에서 수백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용인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초격차 제조 역량을 집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관계사를 포함 앞으로 5년간 국내에 45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용인에 총 120조원대 규모의 투자를 최대 600조원까지 확대하기로했다.

이처럼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단일 지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북미·유럽·동아시아에 분산된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공급망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과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정 지역에 생산을 집중해왔다. 그러나 미·중 갈등과 관세 조치 확산은 이러한 모델의 한계를 드러냈다. 기업들은 이제 단일 거점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북미·유럽·아시아에 분산된 생산 구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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