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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온 러브콜] 실리콘 작센, 용인에 던지는 메시지

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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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반도체 30% 이상 생산…생태계 구축의 중요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유럽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3개 중 1개는 이곳 작센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설계부터 완성차 적용까지 이어지는 완벽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작센주의 파스칼 미조프 경제진흥공사(WFS) 프로젝트 매니저는 유럽 최대 반도체 집적지로 평가받는 독일 작센주의 '실리콘 작센(Silicon Saxony)'의 차별점은 그 자체로 완벽한 생태계라고 요약했다.

유럽 지도 상의 작센 위치

[출처: 작센주 경제진흥공사]

작센의 반도체 산업은 1960년대 동독 시절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연구·생산 거점으로 지정되며 기초를 마련했다. 1990년 재통일 이후 산업 구조조정 국면에서도 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선택했고, 1994년 지멘스 반도체 부문(현 인피니언), 1996년 AMD의 팹 설립(현 글로벌파운드리)의 투자를 계기로 집적지가 본격 형성됐다.

현재 실리콘 작센에는 3천여 개 기업과 8만 명 이상의 인력이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활동하고 있다. 유럽 반도체 생산의 약 30% 이상이 이 지역에서 나온다. 설계부터 웨이퍼, 전·후공정, 장비, 소재, 계측에 이르는 전 가치사슬이 지역 내에 집적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센에는 인피니언, 글로벌파운드리, 보쉬 등이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TSMC도 자동차용 반도체 중심의 합작 공장(ESMC)에 참여하고 있다. 산업 구조는 중앙처리장치(CPU)보다는 차량용·산업용·전력 반도체 등 유럽 제조업과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에 무게가 실려 있다.

작센주, 유럽시장의 관문

[출처: 작센주 경제진흥공사]

특히 반도체 수요 산업과의 물리적 근접성은 작센의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 전기차 생산의 약 40%가 이 지역에서 이뤄지며,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인근에 있다. 반도체 생산과 완성품 산업 간 피드백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다.

파스칼 미조프 매니저는 "작센은 설계부터 전·후공정, 장비·소재에 이르는 완결형 가치사슬이 이미 형성돼 있어 (새로 진입하는) 기업들은 별도의 네트워크를 새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인근에 자동차 회사 공급사들이 동시에 위치해 있어, 센서 등 각종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도 자동으로 생겨나 차량 관련 기술들도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센의 연구개발 인프라

[출처: 작센주 경제진흥공사]

연구개발(R&D) 인프라도 탄탄하다. 독일 최대 규모의 프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 네트워크와 드레스덴 공대(TU Dresden) 등 다수의 대학·연구기관이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지역 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인력 비중도 높은 편으로, 교육·연구·산업이 연결된 인재 파이프라인이 형성돼 있다.

미조프 매니저는 "작센은 생산과 연구가 단절된 게 아니라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라며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큰 문제가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이지만, 작센은 독일 최고 교육시스템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가장 큰 연구단지와 1인당 교수 펀딩 규모가 독일에서 1위인 지역이다"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구조는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낳는다. 대기업과 중소 소부장 기업, 연구기관이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돼 있어 일부 기업의 투자 변동이 클러스터 전체의 불안정으로 직결되지 않는 분산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파스칼 미조프 작센주 경제진흥공사(WFS) 프로젝트 매니저

[출처: 작센주 경제진흥공사]

이는 현재 조성 단계에 있는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 대비된다. 용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앵커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능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의 완결성과 다층적 연결성이 과제로 지목된다.

작센 사례는 생산능력 확대와 동시에 설계·소재·장비·후공정 기업과 연구기관을 아우르는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동시에 자동차·산업 자동화·AI 등 수요 산업과 어떻게 연계시킬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인재·연구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장기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속도보다 구조에 방점을 둔 이 모델은 용인이 세계 최대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성장하더라도 궁극적인 경쟁력은 산업단지를 넘어 얼마나 완결성 있는 생태계를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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