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중소·중견기업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예외를 두려는 움직임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상장사라면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주주 가치 제고의 의무를 져야 하며 예외 적용은 코스닥 시장의 선진화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9일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에 대한 자사주 소각 예외 인정은 정부의 코스닥 시장 정상화 목표와 정반대되는 행보"라며 "코스닥을 살리기 위해서는 '상장회사 모범정관' 채택 등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입장은 지난 13일 법사위 공청회에서 재계 측이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의 필수 수단이며 소각은 국부 유출"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남우 회장은 "경영권은 법적 권리가 아닌 이사회의 책임일 뿐"이라며 "이를 마치 지배주주의 권리인 양 포장해 방어하겠다는 것은 이사회를 사유화하고 배임 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라고 꼬집었다.
실제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시각도 냉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유경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 전 이머징마켓 대표는 "지배주주가 성과와 무관하게 자리를 보전하는 경영권 방어 장치가 도입된다면 한국 증시의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럼이 수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80% 이상은 소각이 없는 자사주 취득을 주주환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자사주 매입이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2025년 연구 결과를 인용, "자사주 취득을 합법화한 국가들에서 오히려 설비투자 및 R&D가 8~10% 증가했다"는 반대 증거가 제시됐다.
포럼은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한 해법으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표준정관 대신 강화된 거버넌스 원칙을 담은 '모범정관' 도입을 촉구했다.
모범정관의 핵심은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일반 주주 보호다.
우선 모범정관 제47조(자기주식)는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3개월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자사주가 지배주주의 우호 지분으로 둔갑하는 '자사주 마법'을 원천 차단하기 위함이다.
제10조(신주발행 및 배정)에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의무화하고 기존 주주들의 불이익을 경영상 필요성과 비교 형량하여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또한 제37조를 통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도록 규정,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명문화했다. 이 밖에도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투표 의무화 ▲감사위원회의 전원 사외이사 구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회장은 "주주권익 침해 사례는 대기업보다 감시가 소홀한 중소기업이나 코스닥 상장사에서 더 빈번하다"며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함께 모범정관 채택을 유도하는 것이 코스닥 밸류업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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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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