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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AI금융화 움직임…GPU파생상품·인덱스 개발 추진

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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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월가에서 AI 반도체(GPU)와 컴퓨팅 파워를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과 담보 채권 등 본격적인 'AI의 금융화(Financialisation)'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5대 빅테크 기업의 자본지출(CAPEX)이 7천억 달러(약 1천14조 원)에 달해 석유·가스 업계의 투자액 5천7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이제 월가는 이 막대한 하드웨어 자산을 금융 상품으로 구조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재 GPU가 대출의 담보로 일부 활용되고는 있지만 석유나 농산물처럼 선물·옵션 등 리스크를 헤지(회피)할 수 있는 파생상품 시장은 없다.

이에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컴퓨팅 파워(연산력)'를 금융 자산화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스타트업 원크로노스의 경우 202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밀그럼이 설립한 옥셔노믹스와 협력해 오는 6월 '컴퓨팅 파워 경매 시장'을 출범할 예정이다.

이는 특정 시간 동안 특정 GPU 클러스터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 즉 컴퓨팅 파워를 사고파는 시장을 뜻한다.

또 다른 스타트업 오른(Ornn)은 엔비디아(NAS:NVDA)의 H100 등 주요 칩 가격을 추종하는 지수(인덱스)를 출시했으며 향후 칩 가격 폭락에 베팅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풋옵션' 상품도 판매할 계획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신뢰할 수 있는 벤치마크 지수와 유동성 있는 파생상품 시장이 결합하면 카드 빚이나 주택담보대출을 묶어 채권으로 만드는 것처럼 'GPU 담보부 채권(GPU-backed bonds)' 발행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시장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담보물(GPU)의 가치가 순식간에 추락하는 '감가상각(Depreciation)' 위험이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4년 동안 알파벳(NAS:GOOGL)과 마이크로소프트(NAS:MSFT), 메타(NAS:META), 오라클(NYS:ORCL) 등 빅테크 기업들이 기록할 감가상각 규모가 무려 6천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신 칩과 10년 전 모델을 비교하는 것은 초음속 제트기와 마차를 비교하는 격"이라며 "기술 진보를 예측할 수 없기에 담보 가치 산정이 매우 어렵고, 이는 채권 매입자에게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또한 데이터센터는 위치에 따른 물리적 제약이 있어 석유처럼 지역 간 차익거래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그럼에도 'AI 금융화'가 가져올 과실이 매우 크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GPU 파생상품이 활성화되면 기업들은 장비가 구형이 될 위험을 헤지하고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다.

스타트업들은 보유한 칩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코노미스트는 "하드웨어 경쟁 시대에 금융 인프라의 중요성을 잊기 쉽다"며 "리스크를 가격화하고 분산시키는 미국의 금융 공학 능력은 중국 등 경쟁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이며 이는 AI 산업 전체의 발전 속도를 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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