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기도래 물량 4대 은행만 12조…세입자 부담 커질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이 4대 시중은행에서만 전체의 약 12조원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상호금융권을 포함한 2금융권도 개인 임대사업자 대출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의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 제한 규제가 부동산 시장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상호금융권 취합 지연…대책 3월 중순 이후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5대 시중은행과 상호금융업권, 저축은행 등 금융권 기업여신 담당 임원을 소집해 임대사업자대출 취급 및 대출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했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전 금융권 점검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연휴 직후에도 재차 회의를 소집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각 금융사가 제출한 통계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돌입하려 했으나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 현황은 취합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은 전국에 있는 수천 개 단위조합 수치를 취합해야 하는 탓에 자료 취합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2금융권의 대출도 상당 규모 되는 것으로 보고받아 전 금융권의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주까지 은행권 데이터 취합을 마무리하고, 2금융권도 취합된 이후 금융사들과 3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게 대출 연장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라며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주택자 대상 금융 특혜 관행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로, 금융권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등으로 다주택자를 압박한 데 이어 임대사업자 대출을 겨냥한 추가 규제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이날 취합된 4대 은행의 경우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약 15조원이며,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80% 수준인 11~12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나머지 은행들과 2금융권까지 합쳐질 경우 연내 대출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임대사업자 대출만 최소 15조~20조원일 것으로 추산된다.
◇만기 연장 제한이 능사 아니다…부작용 '수두룩'
금융위가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 등으로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심사를 강화할 경우 일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실제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부동산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인 만큼 단기간 내 규제 강화만으로 구조적 변화를 이끌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매물 증가가 곧바로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대출 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여전히 제한적인 만큼, 매물이 늘어나더라도 실제 매수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정책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기존 임대사업자의 금융 부담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임대차 시장으로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기 연장 심사가 강화되거나 상환 압박이 커질 경우 임대사업자가 이를 임대료 인상으로 보전하려 할 수 있어 규제가 오히려 세입자 부담을 키우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 역시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으면 연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세입자 문제까지 얽히게 된다"며 "엄청 복잡한 문제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급 확대 효과 역시 지역별로 제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과 지방에 주택을 함께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규제 압박이 커질 때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높은 수도권 주택은 유지한 채 지방 주택을 먼저 처분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전체 매물은 늘어나더라도 수도권 핵심 지역의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9일 서울 서대문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물건 구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공식화 후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내놨던 전월세 물건을 거둬들이고 매도로 전환하면서 단기간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6.2.19 cityboy@yna.co.kr
hjlee@yna.co.kr
sgyoon@yna.co.kr
이현정
hjlee@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