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효과 실종 속 '머니무브' 가속
시장, 한은의 일관된 '안정 메시지'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심리 위축을 달래 한은의 메시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초 효과 없이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가파른 상황에서 이창용 총재의 입이 진정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주 한은과 재정경제부 등 당국이 일제히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둔 일관된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이 지난 12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를 상회 중이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한 점이 금통의 내부에서 얼마나 공감대를 얻었을지가 핵심 변수다.
다만 함께 발표될 수정 경제전망은 시장에 부담이다.
수출 호조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9~2.0% 수준으로 상향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성장률을 높이면서도 통화정책방향문에 물가나 성장률의 '상방 리스크'를 언급할 경우, 총재의 '당분간 동결' 발언만으로는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서울=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이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대화하고 있다. 2026.2.13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총재, 비둘기파 발언으로 시장 달랠까
시장에서는 지난달 금통위 때만 해도 이창용 한은 총재가 "현 금리 수준은 금리가 올랐다기보다는 당시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로 너무 내렸던 것이 정상화된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총재는 또한 작년 11월 외신에서 '방향 전환'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본 손해는 죄송하지만, 통화정책은 채권시장 투자자만을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불가피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채권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이 총재가 시장의 기대보다 '한발 앞서' 움직임으로써 시장에 준 충격이 여전히 생생한 상황에서 이 총재가 시장에 얼마나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놓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본 장기금리 상승과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 등 부정적 대외여건과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 중단 선언 이후 국고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이 총재도 같은 인식을 공유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월말 코스피가 5천선을 돌파하며 축제 분위기였던 것과 달리 머니무브로 인해 채권시장의 시름이 깊어진 것도 있다.
민평 기준 국고 3년물 금리는 1월 금통위 하루 전인 1월 14일 2.995%였으나 지난 9일 3.269%까지 올랐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30bp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는 202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비슷한 시기 10년과 30년물 금리도 일제히 신고점을 기록했다.
시장이나 한은은 기준금리가 2.5% 정도라면 시장금리는 과거 평균적으로 볼 때 이보다 30~40bp 정도 높은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
취약해진 투자심리를 적절하게 제어해주지 않는다면 올해 수급상 우호적 요인으로 꼽히는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시장의 기대만큼 긍정적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시장 금리는 과거 평균적으로 기준금리보다 40bp 정도 높았고 이를 고려하면 지금 국고채를 샀을 때 가격 메리트가 있지만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다는게 딜러들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4월에 WGBI 자금이 들어오면 수급 부담은 상당히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오는 23일 국회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어 채권시장 관련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 상반기 동결 발언 혹은 3.2% 방어 의지 나와야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향후 채권시장 방향에 대해 "금통위에서 지난주 발언과 얼마나 같은 결로 얘기할지가 관건"이라며 "시장이 금리 인상을 2회 반영하는 현 시점에서 당분간 동결이라는 시그널만 줘도 시장은 안심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연내 인상 가능성 이야기도 나오면서 이를 반영해 상반기 CP, 전자단기사채 금리도 3%를 넘는 상황"이라면서 "연말 기준으로 인상을 보더라도 그 시점이 하반기가 된다면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자산은 2.50%를 기준으로 프라이싱을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성장률 전망치가 1.9%나 2% 정도로 올라가는 것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봐야할거 같은데 인상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는 정도로 도비시하게 발언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1.8%를 유지하면 시장이 안심하고 강세를 보이겠지만 수출이나 여러 측면에서 볼 때 가능성이 떨어지는 숫자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최소 0.1%p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이 성장률 상방리스크를 통방문에 남겨둔다면 한은 총재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겠다고 발언하더라도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올리고도 통방문에 성장률 상방위험이 높아졌다는 코멘트가 나온다면 시장이 그렇게 안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총재가 시장의 금리 상승에 대해 오버했다 정도로 얘기해야 시장이 안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동안 커뮤니케이션 해왔던 것을 보면 그렇게까지 말을 할지 의문"이라면서 "한은에서 금리가 과도하게 상승한다고 했을 때 제어할 수 있는 여러가지 수단이 있고 의지가 있다고 말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특정 레벨을 목표로 삼지는 않겠지만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국고 3년 3.2%가 넘어가는 것을 실제로 시장 개입을 통해 방어하는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smjeong@yna.co.kr
정선미
smjeong@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